◎정발협 사실상 해체 얻어내 일단 “순풍에 돛”/“오히려 반이 합종연횡·연대 촉매제” 해석도신한국당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의 사실상 해체와 이회창 전 대표의 사퇴에 따른 당지도체계 변화는 당내 경선구도를 새롭게 판독케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이회창 대세론」에 대한 평가는 두가지 상황변화와 맞물려 가장 먼저 관심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우선 이 전대표의 대세몰이는 정발협 해체로 인해 적어도 외양상으로는 한층 탄력을 받게될 공산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전대표는 「주적집단」을 와해시키는 성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이 전대표는 1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정발협과 민주계 핵심인사들의 특정주자지지 움직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상징적이고도 가시적인 조치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이 전대표의 입장은 김대통령 귀국 이전에도 김광일 대통령 정치특보에게 전달됐던 것으로, 결국 김대통령은 정발협의 특정주자 지지계획을 철회시킴으로써 이 전대표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셈이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전대표는 경선가도에서 순풍에 돛을 달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대통령은 정발협의 특정주자 지지계획을 무산시키긴 했지만 이는 「김심 중립」을 표현하는 상징적 조치일 뿐 정발협 구성원들의 활동자체를 원천봉쇄시킨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가령 정발협이 「일체적 행동목표」를 상실했다고는 하나 정발협 구성원들에게는 이제부터 이수성 고문이 됐든, 이인제 경기지사가 됐든 각자가 밀고싶은 후보들을 그야말로 내놓고 도울 수 있는 길이 열린 측면도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정발협 구성원의 면면만을 보면 이 전대표쪽보다는 반이 전대표쪽 숫자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맥락이라면 정발협 해체는 오히려 이수성 고문과 이인제 지사의 「독자세력 구축」을 돕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김대통령 입장에서는 정발협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이 전대표의 반발 명분을 최소화시켰고, 나아가 합종연횡과 연대의 활발한 환경을 마련, 경선구도의 압축을 도모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역설적이지만 「김심」의 개입 여지를 그만큼 넓게 확보한 결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전대표의 대세론이 확산될지, 위축될지 여부를 가름하는 열쇠는 정발협과 나라회 구성원들의 「헤쳐 모여」추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울러 정발협회원들에 대한 「이삭줍기 경쟁」에 각주자들이 눈에 불을 켤 것임은 불문가지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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