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의친왕 손자 인정해달라” 소송/뒤늦은 뿌리찾기 “시효지났다” 기각조선왕조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할머니가 성을 바꾸는 바람에 왕손의 지위를 잃었다고 주장하는 40대 남자가 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김진권 부장판사)는 2일 고종의 둘째아들 의친왕(본명 이강·1877∼1955)의 손자임을 확인해 달라며 전혜원(42)씨가 낸 인지청구 소송을 『시효가 지났다』며 기각했다.
전씨에 따르면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였다. 할머니 전경복씨로부터 아버지 전해종(1936년생·71년 사망)씨가 의친왕의 소생이라는 말을 들었다. 할머니 전씨가 왕손의 신분으로는 험난한 세파를 도저히 헤쳐나가기 어렵다고 판단, 해방직후 이씨 성을 버리고 아들을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켰다는 것이다.
전씨는 70년 무렵 영친왕의 아들인 왕세손 이구씨를 비롯, 의친왕이 남긴 13남9녀의 왕손들이 해방후 손실된 호적을 복원하는 과정에서도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왕족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었다.
전씨는 왕손들이 대부분 생활이 어려워 의친왕 산소를 돌볼 사람이 없자 89년 경기 포천군 창수면 주원리로 이사가 살면서 두 딸만큼은 뿌리를 찾아줘야 겠다는 생각에 3월 서울가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률은 부모나 직계존속이 사망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인지청구소송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의친왕이 55년 사망했기 때문에 전씨가 의친왕의 손자임을 법으로 인정할 방법이 없다』고 전씨의 청구를 기각했다.<이영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