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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군인의 아내’/김경희 여론독자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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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군인의 아내’/김경희 여론독자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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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본지 독자의 소리면에 실린 박경숙씨의 글 「군인의 아내」를 읽고 코끝이 시큰해졌다는 독자들이 많다. 전방부대의 일상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박씨의 얘기는 더욱 감동적이었다고 한다.최전방부대 하사관의 아내인 그는 불안하고 척박한 상황에서도 전선을 지키는 군인의 아내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TV에 나타나는 호화판 생활이나 종종 마주치는 군인에 대한 모멸의 눈초리에 주눅이 들때도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했으며 그런 남편을 둔 자신의 삶에도 긍지를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군인의 아내」가 영광의 이름으로 불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진솔하고 당당했다.

그의 글은 새삼 참다운 삶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것은 무엇보다 당당해야 할 것 같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자신의 몫을 묵묵히 실천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삶에 긍지를 잃지 않아야 한다. 한마디로 명예로운 삶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명예롭게 살지 못한다. 내게 주어진 몫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보다 남이 가진 것을 흘긋거리고 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며 전전긍긍한다. 자존심이나 긍지 등의 빛나는 단어는 빛을 잃고 탐욕만이 힘을 지니게 되었다. 물질만능의 세태에서 몸에 밴 「졸부근성」일 것이다.

명예를 잃은 것은 범부들만이 아니다. 때묻지 않은 원로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한줌의 물질과 권력, 공명심에 귀한 것들을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대권주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도 한때는 존경받는 학자, 법관, 대학 총장 등으로 더없는 영예를 누린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권좌를 위해 서슴없이 진흙탕으로 뛰어들었다. 아무리 치졸한 싸움을 벌이더라도 권력을 잡고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듯 하다. 그러나 한번 버린 명예와 자존심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불안감이 스미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소박하나 당당한 「군인의 아내」 박경숙씨의 글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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