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빚으로 ‘몸집키우기’/출자총액 17조로 내년 3월까지 2조3,876억 해소해야/불황불구 계열사 148개·영위업종 재벌당 1개 늘어30대 재벌그룹들은 차입 등을 통해 계열사나 타 기업에 대한 출자를 대폭 늘리는 등 극심한 불황에도 빚까지 내서 몸집키우기에 열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바람에 30대 재벌중 27개 재벌이 순자산액의 25%이하로 규정되어 있는 출자한도를 초과, 내년 3월말까지 약 2조4,000억원의 출자한도 초과분을 해소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97년도 대규모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30대 재벌은 4월1일 현재 계열사나 계열사밖 기업에 전년동기의 13조5,720억원보다 24.3%(3조3,040억원) 증가한 16조8,760억원을 출자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승용차 설립 및 유상증자 등에 5,143억원(24.4%)을 출자, 출자규모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이 국민투자신탁과 극동도시가스를 각각 인수한 현대(3,417억원, 17.3%)와 LG(3,206억원, 21.6%), 계열사가 유상증자한 동아(1,690억원, 101.6%), SK텔레콤이 계열사로 편입된 선경(1,129억원, 11.4%) 등의 순이었다. 이 과정에서 30대 재벌의 계열사가 지난해 669개에서 817개로 148개가 증가했고 재벌당 영위업종수도 18.8개에서 19.8개로 1개 늘었다.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재벌들이 문어발식의 영영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기업의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자산총액에 대한 자본총액의 비율)은 지난해 4월의 20.5%에서 올 4월에는 18.2%로 크게 떨어졌고 부채비율은 외부차입의 증가 등으로 348.4%에서 385.4%로 높아졌다.
한편 4월1일 현재 30대 재벌 계열사 가운데 순자산액의 25%를 초과 출자한 기업은 27개 재벌의 171개사로 초과금액은 모두 2조3,876억원에 달했다. 이들 기업은 초과분을 내년 3월말까지 모두 해소해야 한다. 30대 기업집단 계열사의 출자한도를 순자산의 25% 이내로 제한하는 출자한도 총액규제가 3년간의 경과기간을 거쳐 내년 4월1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출자한도를 초과한 재벌은 앞으로 9개월 동안 출자초과분을 출자에 여유가 있는 계열사로 넘기든지 해당 기업의 지분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으로 초과분을 해소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현대 쌍용 한화 금호 두산 한솔 진로 코오롱 고합 동양 해태 뉴코아 거평 미원 등 14개 그룹은 해소 대상금액이 출자 여유분을 초과하고 있어 지분 매각 또는 순자산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게 됐다. 해소대상 금액이 가장 큰 재벌은 거평그룹으로 13개 계열사에서 4,126억원을 해소해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현대 3,546억원, 한솔 2,287억원, 선경 1,923억원, 한화 1,394억원, 미원 1,263억원 등의 순이다. 내부지분율은 96년의 44.1%에서 43.0%로 감소, 미미하나마 소유분산이 다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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