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공부해보자/건국신화 웅녀이야기로 곰 종류·별자리 등 교육/총체적 언어익히기 효과놀면서 공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레고로 항공모함을 만드는 놀이도 공부고, 규칙을 지키며 윷놀이를 하는 것도 공부는 공부다. 그런데 「공부」가 지식을 암기해 시험을 보거나 논술고사를 치르는 데도 도움이 돼야 하는 것이라면 놀면서 공부하기는 사뭇 어려워진다. 그러나 이때도 방법은 있다. 단 말과 글(언어)이라는 장난감을 사용해야 한다.
정태선 언어교육연구소장이 쓴 「글놀이 파피루스 2·3」은 좀 놀면서 공부하고픈 어린이들의 장난감이다. 재미있는 동화를 읽는 과정에서 저절로 이것저것 익힐 수 있는가 하면 그림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도 있다. 2권 「우리나라의 건국신화, 한글 이야기」 첫장은 「웅녀 이야기」. 그 유명한 단군신화다. 저자는 이야기 뒤에 「곰은 동굴에서 며칠동안, 무엇을 먹으며 지냈나요?」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어린이는 답을 써보면서 이야기의 구조를 논리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또 장승이나 장식물에 나타난 곰의 모습과 여러 종류의 진짜 곰을 사진으로 구경한다. 특히 밤 하늘에서 큰곰 별자리를 찾아보기도 한다. 이렇게 한쪽 한쪽 책을 따라 가는 과정에서 어린이는 웅녀 이야기 하나를 고리로 논리·언어·사회·자연·미술·춤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얻게 된다.
3권 「세계 여러나라의 민담」에서는 생각과 상상력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다. 예를 들어 89쪽 세계민담 4는 야생마를 사랑해 야생마가 돼버린 아메리카 인디언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 읽고 나면 인디언의 모양글자(상형문자)를 이용해 야생마 소녀 이야기를 시로 만들어보는 마당이 기다린다. 누런색 종이봉투를 들소 가죽 펼친 모양으로 삐죽삐죽하게 오려낸 뒤 인디언처럼 거기에 그림을 그려 여름방학때 겪은 일을 기록하는 놀이도 있다.
이런 글놀이를 현대교육학 이론에서는 총체적 언어교육이라고 한다. 정 소장은 미국 교육현장에서 이 분야를 익힌 전문가. 이미 1권 「재미있는 동화로 시작하는 글놀이」를 썼고 이달 중순 4권 「생활동화를 통한 가치교육」을 낼 예정이다. 미래미디어 발행, 각권 7,0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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