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경제권 대두 가시화/홍콩대륙연계 진출 필요/수교 5돌 한·중협력 확대속 북·중 우호관계도 지속될듯「동방명주」 홍콩이 1일 중국에 귀속됐다. 중국정부는 앞으로도 50년간 홍콩에서 일국양제의 고도 자치를 허용한다고 강조했지만 홍콩반환은 한중관계 전반에도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아태지역내 중국의 영향력 증대가 예상된다. 경제적으로는 중화경제권 대두가 필연적이다. 한중 양국은 8월이면 수교 5주년을 맞는다. 이같은 시점에서 정종욱 주중 한국대사를 만나 홍콩반환과 관련된 한중관계 전망, 수교 5주년의 의미, 중국의 권력구조 동향과 북한체제 움직임 등에 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편집자 주>편집자>
―홍콩이 7월1일로 중국에 귀속됐습니다. 앞으로 중국의 대한정책은 어떻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합니까. 그리고 한국정부는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당장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나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증대돼 새로운 질서 태동이 예상됩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홍콩반환에 즈음하여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중 기존 관계가 손상없이 발전되기를 바란다」는 친서를 보냈고, 중국정부는 외교루트를 통해 화답했습니다. 1일 반환식에 유종하 외무장관이 초청받아 참석하고 둥젠화(동건화) 초대 홍콩행정장관과 만나 양국 관계발전에 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한국정부는 홍콩반환에 대비해 다각적인 조치를 통해 기초를 닦아왔습니다』
―홍콩의 중국 귀속으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해외시장에서 우리와의 수출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입니다. 현지 대사로서 대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홍콩은 중국 경제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96년말 현재 중국에 대한 전체 외국인 투자의 60%이상을 홍콩이 담당했으며 무역량은 연 400억달러를 상회, 중국 전체 무역액의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홍콩반환이후 도시 인프라 시설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져 중국자본이 홍콩에 유입, 앞으로 10년동안 6%정도의 속도로 성장한다면 2010년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5조 5,500억달러에 달합니다. 특히 대만 홍콩 대륙이 연계되는 중화경제권의 대두가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면 2010년 중화경제권은 구매력 기준으로 11조8,000억달러를 넘어 미국과 대등한 경제 규모로 성장합니다. 한중간의 수출경쟁 심화는 필연적일 겁니다. 한국은 기업과 정부가 긴밀하게 협조, 홍콩과 중국을 연계하는 통합적 경제협력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 기업들도 홍콩의 중국귀속을 기회로 활용, 홍콩내 기업들은 활발하게 내륙으로 진출하고 중국진출 기업들은 홍콩이점을 활용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홍콩거주 교민의 생활이나 활동이 위축되는 일은 없겠습니까.
『홍콩에는 7,000여명의 교민과 500여개의 기업이 진출해있습니다. 법인·지점 사무소 등 30개 은행 및 제2금융권까지 합쳐 82개의 금융업체가 활발하게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금도 위축되지 않도록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의, 협조할 것입니다』
―홍콩반환을 계기로 중국대륙과 대만사이의 갈등과 통합전망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대만 문제는 중국뿐아니라 아·태국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양안간 긴장고조를 우려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만문제가 원만하게 수습되리라는 낙관적 생각입니다. 중국이 「일국양제」 원칙하에 장기적인 정책복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반환은 「일국양제」 성공여부의 시금석으로서 중국정부는 국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진력할 것이며, 양안관계 모델로 활용할 것입니다. 대만문제를 놓고 양안간에 군사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최악의 상황으로 전쟁이 발발한다면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의 후퇴는 물론 「일국양제」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것입니다』
―중국정부가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해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홍콩인에 의한 홍콩통치(항인치항), 50년간 고도의 자치보장,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지위보장 등에 대해 어느정도 신뢰를 갖고 계십니까.
『홍콩귀속은 막 새로운 역사가 실험무대에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50년동안의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치적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상정할 수 있으나 역사적 추세로 비춰볼때 역류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8월이면 한중수교 5주년을 맞게 됩니다. 그동안 이룩한 엄청난 경제협력 실적을 바탕으로 21세기를 겨냥한 한중간의 새로운 협력방향이 제시돼야 합니다. 한국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전략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수교 5주년을 계기로 한중간에 새로운 성숙과 도약을 확신합니다. 8월 우리 경제 부총리가 중국을 공식방문하고 중국 부총리도 한국에 갈 것입니다. 양국은 1,000만달러를 투입한 직업훈련센터의 합동 건립, 양국간 기술협력·산업인력 양성 등 각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수교 5주년을 계기로 경제·정치적 측면에 치우쳤던 양국관계가 사회 문화 안보 군사교류 분야로 활성화합니다. 즉 양국관계는 단순한 시장 확보와 생산거점이라는 차원을 넘어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고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 이해를 증진하며 마음을 여는 새 관계의 정립단계로 진입할 것입니다』
―중국은 덩샤오핑(등소평) 사후도 표면적으로는 강주석이 핵심으로 하는 제3세대 영도자들이 국가를 잘 이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리펑(이붕) 총리의 연임기간이 끝나는데다 제15차 당대회를 앞두고 권력구조 개편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전망을 해 주십시오.
『대사로서 중국의 국내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적절하지도 않습니다. 현상황을 놓고 보면 금년 가을 15차 당대회를 통해 21세기 중국을 이끌 강주석 핵심의 새 지도체제가 등장할 것입니다. 이총리 연임이 끝나 후임과 지도부 인사에 관심이 큽니다. 그러나 누가 총리가 되든 구체적 권력개편이 어떻게 변모되든 중국의 개혁 개방, 생산력 강조 등 기존 입장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의 중·북한 관계를 전망해 주시고 북한체제의 최근 동향도 설명해 주십시오.
『언론 보도대로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북한장래를 논할때는 북한체제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들의 체제상 특수성은 체제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어려움을 푸는데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7월8일 김일성 3년상이 끝나면 「포스트 김일성 시대」가 구체화돼 북한내 정치구도에 변모된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중국은 앞으로도 북한과 원만한 관계유지에 노력할 것입니다』
―92년 한중수교 이래 인적 교류가 급증해 지난해 70만명, 올해 100만명이상의 한국방문객이 중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방문객에게 대사가 가지고 있는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한중관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중국 방문객들이 각자 한국인 인상을 심는 외교첨병이라고 생각하시고 중국에서의 여러 행동에 좀 더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약력
▲40년 경남 거창 출생 ▲65년 서울대 외교학과 졸 ▲75년 미 예일대 정치학박사 ▲72∼92년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93∼94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95년 외무부 본부대사 ▲96년∼ 주중 한국대사 ▲저서:「신중국론」 「신국제정치이론」 「모택동주의와 국가개발(Maoism and Development)」 「(강대국과 한반도 평화(Major power and peace in Korea)」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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