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오성홍기 게양… “승리의 날” 선언/찰스 “홍콩 새 역사 지켜보겠다”/중국군 4천명 자정 기해 진주▷주권반환식◁
1일 0시 중국국가 「의용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중국의 오성홍기와 홍콩특별행정구(SAR)기가 나란히 게양됐다. 역사적인 홍콩의 중국 회귀가 공포된 것이다. 컨벤션센터 그랜드홀에서 역사적 반환행사를 주재한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경축사를 통해 『오늘은 평화와 정의의 대의명분을 전세계에 전한 승리의 날이자 축제일』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또 『중국정부는 홍콩의 외교 방위업무를 맡고 SAR 정부는 행정관리, 입법, 사법권을 갖게될 것』이라면서『홍콩 주민들은 계속해서 번영할 수 있도록 애국심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환 3분전인 30일 밤 11시57분 영국국기 유니언 잭과 홍콩정청기가 영국국가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의 연주속에 하강돼 서구 열강의 서세동점 역사에 종언을 고했다. 찰스 왕세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한 고별연설에서 『홍콩은 세계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 위대한 경제를 창조했으며 동서가 어떻게 함께 사는지를 세계에 보여주었다』면서 『우리는 깊은 관심을 갖고 홍콩이 새로운 역사의 기원을 열어나가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짤막한 고별사속에는 떠나는 자의 아쉬움과 슬픔이 짙게 배어 있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에 앞서 『홍콩은 영·중 사이에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며 『홍콩과의 관계는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찰스 왕세자와 크리스 패튼 홍콩총독 등 영국대표단은 공식행사가 끝난 1일 0시15분 행사장을 빠져나와 왕실 요트 브리타니아호를 타고 필리핀으로 향했다.
○…30일밤 11시30분부터 거행된 반환행사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유종하 외무장관을 비롯한 60개국 총리 및 외무장관 등 4천여명이 참석, 숙연하게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았다. 강주석과 리펑(이붕) 총리 동행정장관 등 중국 대표단은 단상의 왼쪽을, 영국의 찰스 왕세자, 블레어 총리, 로빈 쿡 외무장관 등은 단상 오른편에 자리했다. 한편 행사장밖에서는 반중국계인사 20여명이 『리펑 퇴진, 장쩌민 퇴진』을 요구하며 가두행진했고 마틴 리 등 민주당의원들은 입법국 옥상에서 입법국해체 반대시위를 벌였다.
▷SAR출범식◁
반환식을 마친 중국 지도자들은 새벽 1시30분 SAR 정부 출범식을 주재, 둥젠화(동건화) 행정장관과 임시입법회 의원, 사법부 판사들의 취임선서를 받았다. 동장관은 내년 5월 공정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입법회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로드 하우 전 영국 외무장관이 영국 정부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불참선언에도 불구, 모습을 비쳐 이채를 띠었다. 하우 전 장관은 『임명직인 임시입법회는 불법성 논란을 떠나 홍콩의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영국 고별행사◁
30일 하오 6시15분 빅토리아항 인근 이스트 타마르에서는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서를 잇는 가교 홍콩의 새 탄생」을 기원하는 영국 고별행사가 열렸다. 중국 황제의 출정을 상징하는 1백여개 북소리의 웅장함속에 영국 전통복장을 한 홍콩 소년들이 단상에 올라 동서양의 만남을 축복했다. 패튼 총독은 『홍콩은 아시아의 미래이며, 가장 행복하고 부유한 삶의 터전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자마자 눈물을 닦았다. 이어 하오 8시30분 빅토리아항에서는 구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마지막으로 후원한 화려한 불꽃놀이가 홍콩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중국군 진주◁
강주석은 앞서 30일 홍콩 주둔 본진 2대 4천명의 인민해방군 장병에게 『1일 0시를 기해 홍콩방위 임무를 수행하라』고 명령했다. 인민해방군은 지시에 따라 헬기와 군함, 장갑차 등을 이용, 0시 반환선언과 동시에 홍콩에 진주했다. 주둔군 선두병력 5백9명은 30일 하오 6시30분 선전(심천) 셔커우(사구) 해군함정에서 류화칭(유화청) 군사위 부주석의 사열을 받은 뒤 8시20분 선전 황강커우(황강구)를 출발, 5분만에 어둠을 뚫고 홍콩 록마저우(낙마주) 검문소를 통과했다. 유부주석은 『홍콩의 정치제도와 생활방식을 존중하고 법에 따라 행동할 것』을 훈시했다.
○…반환 식장인 컨벤션센터 6층에서 30일 상오 11시20분께 갑자기 화재가 발생, 보안요원들이 진화에 나서는 등 잠시 소동이 일어났다. 불은 6층내 주방에서 발생했는데 10여명의 보안요원들이 소화기 등을 동원, 10여분만에 진화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하얀 연기가 6층 복도를 40여분간 가득 메웠고 매케한 냄새가 계속돼 프레스센터가 위치한 7층에까지 냄새가 번질 정도였다.<홍콩=이장훈 기자>홍콩=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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