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후의 대축제」라 했다. 「역사적 향연」 「동방의 축전」이라고도 했다. 그 한밤의 의식이 끝났다. 홍콩반환, 그것은 어젯밤과 오늘 새벽 홍콩에서 있었던 불야성 그 자체였다. 역사의 순간을 응시한 주민들은 밤새 등불을 밝혔다. 구름 덮인 밤하늘을 수만개의 불꽃이 장식했다.이 역사의 현장에서 한세기 반만에 중·영 정상이 손을 맞잡고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가기로 한 찰나는 「세기적」이란 의미가 어떤 것인가를 알리는데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또 이순간을 현장에서는 41개국의 외무부장관과 36개의 국제기구관계 대표들이 엄숙하게 지켜봤고 밖에서는 전세계 60개국의 20억인구가 TV생중계로 주시했다.
어느 앵커의 말처럼 이들은 바로 오늘의 주인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홍콩땅을 밟은 대륙의 정상은 일국양제의 성실한 약속이행을 다짐했고 대영제국의 잔영을 상징한 영국의 대표는 홍콩의 오늘을 훌륭한 유산으로 되돌려줌을 자랑하며 역시 「약속의 이행」을 촉구했다.
드디어 「홍콩 차이나」라는 새 역사가 막을 올렸다. 이제부터는 또다른 세계사의 기록이 엮어져 나간다. 이날 모두의 눈과 귀는 대륙정상의 연설에 모아졌다. 그리고 일국양제에 따른 원칙의 약속이행과 대중화의 참여촉구암시에 앞으로의 이정표를 읽을 수 있었다.
「중화」는 아직도 홍콩주민들에겐 막연하기만한 단어다. 중화의 중은 문자그대로 사방 한가운데를 꿰뚫고 받치면서 가장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엔 독선과 배타성이 깃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홍콩인과 세계인에겐 대중화가 「공영」으로 포장되어 그 참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중국인들이 지금까지 영국이 누려 온 홍콩의 부가가치 이식의 활용로를 대륙으로 옮겨 현대화의 긴요한 기름으로 쓰게 되었음을 우선 기뻐하고 있는 것은 대중화의 꿈에 취해서다. 개혁·개방이후 연평균 9%의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은 앞으로 홍콩이란 성능 강한 기름으로 속도가 가중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대중화의 꿈을 당대에 이루겠다는 속셈이다.
다음으로 감지하게 된 것은 대만통일작업의 가속화다. 10여년전부터 상호방문 서신교환 교역의 장벽을 없앴고 올해부터는 직항로까지도 개설될 전망이다. 그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믿고 있다.
더구나 2년반후인 99년 12월20일로 마지막 남은 마카오마저 회수하게되면 대만통일 작업이 곧바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해 온지 오래다. 그런데 중국의 이같은 진로 설정에 그들 자신이 아닌 남들이 느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대중화 구축과 대만통일이 필연적으로 가져올 대륙의 의식변화다. 곧 지난 한세기반동안 단절되었던 대국주의의 관념의 회생을 말한다. 이는 대중화란 자긍심과는 또 다르다. 대중화가 주로 대내용이라면 대국주의는 대외용이다. 자신들이 대국이기에 다른 나라는 소국이라는 잘못된 의식과 국토와 인구가 많고 역사가 길기 때문만이 아니라 힘이 제일 세기 때문에 강대국도 아니고 초강대국이라는 오만불손이 깃들어 있다. 대륙이 바로 이 길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으로 1일 새벽은 암시한 셈이다. 대국주의의 본질은 어느 순간 대국이 되었다고 느낄때 「웃는 호랑이」가 흰 이빨을 드러내고 본성을 나타내듯 한순간에 표변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임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이 순간에 대륙의 대국관념을 걱정하는 것은 절대로 성급함이 아니다. 세계가 이를 미리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홍콩은 물론, 세계 도처에서 펼쳐진 행사 등이 반드시 즐거운 축제만은 아닐 것이란 사실이다. 「대중화」, 그것이 중국만의 이상이자 꿈이란 점을 알게된 순간 때는 이미 늦었음을 후회하지 않기위해서다. 우리와 같은 주변국의 신중한 대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홍콩에서>홍콩에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