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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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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으로 다가온 유럽통화통합은 프랑스만의 근심이 아니다. 독일도 걱정이 태산이다. 통합후의 유러화(EURO화)가 독일 마르크화 만큼 강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화처럼 허약해서는 통합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독일은 사회복지비 지출증가와 구동독지역 지원 탓으로 사실 요즘 국고가 아슬아슬한 판이다. 막상 통화통합 조건인 「국내총생산(GDP)의 3%이내」로 재정적자 수준을 지켜 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정부보유 금의 고평가다. ◆금 고평가를 놓고 분데스방크와 정부간에 입씨름이 한창이지만, 마르크의 견고성을 보장하는 이 독일정부 금괴의 일부는 알고 보면 그 뿌리가 나치정권에 닿아 있다. 나치정권은 2차대전중 유대인과 피점령 유럽 각국에서 엄청난 양의 금과 재산을 약탈했다. 이를 스위스은행에서 세탁한 후 금괴로 만들어 독일로 옮긴 것이다. ◆나치독일이 막대한 전쟁비용의 상당부분을 이 금괴로 충당한 사실이 최근 폭로됐다. 스위스은행이 히틀러의 전쟁범죄에 가담한 셈이다. 이 사실은 홀로코스트(학살) 희생 유대인 재산반환 소송과정에서 밝혀졌는데, 미국 영국 프랑스는 올 가을 국제회의를 열어 나치 약탈금괴 환수문제를 공식 논의키로 했다. ◆월남의 티우, 이란의 팔레비, 필리핀의 마르코스, 얼마전 자이르의 모부투까지 멸망한 부패 독재정권의 말로에는 으레 스위스은행 이름이 따라붙는다. 스위스는 요즘 시민과 의회가 나서서 그 부도덕성을 규탄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밀계좌설이 또다시 외국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소문조차 창피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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