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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환과 한국/정영록(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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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환과 한국/정영록(특별기고)

입력
1997.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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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홍콩이 156년의 식민지시대를 마감하고 중국대륙으로 편입됐다. 홍콩의 중국귀속과 관련된 경제적 쟁점은 대체로 다음 3가지로 요약되고 있다.첫째, 상하이(상해)의 상대적 부상론, 싱가포르 대체론, 홍콩쇠퇴론이 그것이다. 이는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만큼 국제금융, 무역알선지로서의 홍콩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반면에 중국이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상하이 푸둥(포동)지역의 국제금융지화 계획이 홍콩의 역할을 대체하여 떠오를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두번째의 관심사는 홍콩이 향유해온 중국과의 거래 중개지로서의 역할이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이다. 홍콩은 중국이 78년 개혁·개방정책을 채택하고 난뒤 투자 및 무역 중개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중국 투자유치액의 약 70%가 홍콩을 통해 성사된 바 있고, 홍콩―중국 교역은 홍콩 전체교역의 40%를 점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이러한 대중경제교류 중개지로서의 홍콩의 역할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인지가 관심이다.

셋째, 중국의 경제적 급부상과 향후 변모이다. 단순히 평면적으로만 보아도 홍콩이 포함된 새로운 중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6위에 해당하며 교역규모 또한 세계 4위에 해당한다. 홍콩의 중국귀속으로 단숨에 비대해진 중국이 이제까지의 경제적 탄력을 지속할 경우, 우리의 무서운 경쟁자로 변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중국이 금융중심지로서의 홍콩과 제조 및 물류 중심지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상하이 푸둥지구를 공유함으로써 종합적으로 우리보다 우위에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즉 우리나라가 21세기에 대비하여 영종도 국제공항개발을 통해 동북항 물류중심지로서 탈바꿈하고자 하는 목표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그것이다.

이상의 3가지 쟁점은 부분적으로는 타당성을 갖고 있는 동시에 우리가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 홍콩경제의 추세를 보면 홍콩의 중국 귀속이후에도 상당히 지속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홍콩의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정치·경제상황에 가장 민감하다고 평가되는 일본인의 대홍콩 투자의 증가, 홍콩자체의 주가지수 및 부동산 가격의 급등현상 등이 그 근거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개혁·개방의 주창자인 덩샤오핑(등소평) 사망 이후 장쩌민(강택민)체제가 약체일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도 불구하고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중국대륙 전체를 거대한 기업그룹이라고 비유하고 홍콩을 그룹산하의 최우량기업의 하나라고 친다면 모기업의 후계자문제가 순조롭게 처리되고 많은 이들이 향후에도 건실하게 발전하리라는 판단을 하게 되면서 자연히 홍콩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만큼 홍콩과 중국대륙이 일종의 기업합병에 의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홍콩」이라는 기업이 중국기업그룹 가운데 최고의 기업으로 평가되는 점에 비추어 중국전체의 최우수 두뇌집단들이 집합되어 있다고 가정한다면, 중국에 관심이 있는 많은 외부인사들이 앞으로도 그만큼 홍콩을 찾을 횟수가 늘어나게 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상을 종합해 본다면 결국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해 나가야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우리나라의 상당수 기업이 최근에 홍콩에서 베이징(북경)으로 지역본부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앞으로도 홍콩의 역할을 과소 평가할 수는 없다. 우선 중국대륙과의 경제관계 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및 서남아시아 지역과의 경제교류 거점으로서의 중요성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홍콩은 다시말해 「중화경제권」의 핵이다. 국제금융 무역중개지로서의 홍콩의 역할이 향후에도 확대·발전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홍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대외경제 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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