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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영국해가 홍콩서 진다”(동방명주 홍콩 중국반환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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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영국해가 홍콩서 진다”(동방명주 홍콩 중국반환 D­1)

입력
1997.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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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요트 떠나면 156년 식민지배 마감/지브롤터 등 영국령 주권반환 선례될듯7월1일 0시 홍콩 반환식직후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마지막 총독 크리스 패튼을 태운 왕실전용 요트 브리타니아호가 홍콩을 떠나며 156년간에 걸친 영국의 홍콩 지배는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다. 1842년 아편전쟁의 결과물인 난징(남경)조약을 통해 당시 청나라로부터 홍콩섬을 영구 할양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속됐던 영국의 식민 지배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84년 중국을 방문한 당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은 97년 7월1일을 기해 중국이 홍콩의 주권을 회복토록 한다는 공동선언을 했다. 영국은 이같은 합의 이후에도 홍콩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해 싱가포르처럼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홍콩 영유권을 중국에 되돌려 주지 않으려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인들은 홍콩이 비록 50년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토록 돼 있지만 국민소득이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중국에 다시 넘어가게 된 현실을 우려하는 시각으로 보고 있다. 낙후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고도로 발전된 자본주의 체제인 홍콩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국인들은 홍콩 경제환경의 장래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영국내 경제조사 전문기관인 EIU가 세계 각국의 투자 및 영업환경에 대한 매력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5년간 줄곧 1위였던 홍콩이 1997∼2001년중에는 58개국 가운데 14위로 처질 것으로 나타났다.

EIU는 홍콩주권이 반환된 후 파국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중국이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권반환이후 홍콩과 중국 중앙정부간의 마찰, 부정부패의 증가 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자유시장 체제의 근간은 유지되겠지만 사회주의 정부의 증가되는 간섭에 홍콩의 비즈니스는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 봤다.

「대영제국」은 홍콩을 중국에 넘겨 주게 됨으로써 이제 전 세계적으로 영국본토 이외의 영토 주민 97%를 잃게 됐으며 홍콩 전례를 따라 원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연방내 국가들의 주권 반환 요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영국의 해외 영토와 주민은 이제 북대서양상 버뮤다의 6만, 케이맨제도 3만2,000, 지브롤터 2만8,000명 등 14개 지역에 걸쳐 18만명에 불과하게 됨으로써 식민지는 이제 거의 소멸하게 됐다.

더구나 포클랜드 제도와 사우스 조지아섬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영유권 주장과 함께 스페인 남단 지중해 입구에 위치한 지브롤터에 대한 스페인의 반환요구가 큰 관심이 되고 있다. 스페인은 홍콩의 사례가 지브롤터를 둘러싼 양국간 분쟁에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벌써부터 실지회복에 대한 의욕을 과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홍콩=이장훈 기자>

◎중국 표준어 ‘보통화’ 학습 열기/“모르면 출세 못한다” 학원 문전성시

반환을 앞둔 홍콩인들에게는 남다른 고민이 하나 있다. 광둥(광동)어를 구사하는 그들에게 생소한 중국표준어 「보통화」를 알아야 하는 일이다.

이에따라 홍콩은 지금 보통화 학습 열기로 넘쳐 난다. 「보통화를 모르면 출세하지 못한다」는 풍문속에 학원가는 이를 배우려는 사업가 공무원 세일즈맨 교사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교육부는 3월 영어시간을 대폭 줄이고 대신 보통화수업을 넣을 것을 「강력 권고」했다. 중국본토에서 교사를 초빙, 개인 교습을 받는 학생들도 생겼다.

98년부터는 아예 영어 공업 등 일부과목을 제외한 대부분 초·중등학교 수업시간이 보통화로 진행된다.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을 공무원들은 훨씬 앞서있다. 홍콩당국은 반환이후 공무원이 되려면 영어 및 보통화 어학능력 증명서를 구비해야하며 97∼98년 공무원 7,300명을 대상으로 보통화강좌 300여개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2년이후 보통화교육을 받은 공무원만 1만9,800여명. 5년전과 비교하면 7배나 늘어난 숫자다.

보통화 보급에는 민간단체도 나서고 있다. 사회·교육단체들은 10월1일부터 3개월간 「보통화축제기간」을 마련, 보통화웅변대회 보통화낭독대회 광둥어·보통화번역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중이다. 국영 RTHK방송은 이미 12시간 보통화방송을 개국했다.

반환이후 보통화는 중국과의 교류증가에 따라 광둥어를 밀어내고 영어와 함께 명실상부한 홍콩의 공용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보통화가 표준어로 정착하려면 광둥어만을 고집해온 홍콩인의 자존심과 중국본토에 대한 우월감이 먼저 극복돼야 할 것이다.<윤태형 기자>

◎둥젠화 홍콩 초대행정장관/“중과 단기적 갈등 불가피/내년 상반기 새 의회 선거”

둥젠화(동건화·60) 홍콩특별행정구(SAR) 초대 행정장관은 28일 『중국의 건전한 비판은 수용하겠지만 홍콩은 헌법인 「기본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장관은 이날 집무실에서 가진 회견에서 홍콩에 주둔할 중국군도 홍콩의 기본법에 따라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과는 어떤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장기적으로 볼 때 홍콩과 중국은 공통의 이익을 위해 상호 협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갈등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잘 조정하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홍콩의 발전은 중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홍콩인의 자유가 제약되고 언론검열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너무 많은 자유는 오히려 부작용이 따른다. 홍콩에는 시위문화가 있으며 적법한 절차를 거친다면 이를 허용할 방침이다. 언론에 대한 검열은 있을 수 없다』

―새로운 의회를 구성할 선거는 언제 실시할 예정인가.

『새로운 입법부의 구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98년 2·4분기중 선거가 실시되도록 노력하겠다』

―부친이 장제스(장개석) 대만 총통과 가까웠고 동장관도 대만과의 교류가 있었는데 중국의 통일을 위해 대만을 설득할 용의는 없는가.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모든 중국인은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 나는 통일이 반드시 이뤄진다고 확신한다. 홍콩의 일국양제체제가 성공하면 대만과의 통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홍콩=이장훈 기자>

◎컨벤션센터 반환축하공연/중 현대음악 거장 탄둔 작곡/‘교향곡 1997,천·지·인’ 백미/중국계 첼리스트 요요마 등과 협연

홍콩의 중국 반환을 기념하는 초대형 교향곡이 7월1일 홍콩 컨벤션센터 홀에서 공연된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이번 축하 공연에 선보일 작품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중 한명인 탄둔(40)의 「교향곡 1997, 천·지·인」. 홍콩반환 준비위원회의 위촉을 받은 탄둔은 이 작품을 작곡하기 위해 중국 전국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2,400년전의 편종과 똑같은 64개 악기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세계적인 중국계 첼리스트 요요마(42)를 비롯, 홍콩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아시아청소년 교향악단, 베이징(북경) 편종앙상블, 홍콩어린이 합창단 등에 의해 협연된다.

제1악장 하늘(천)은 중국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용의 이미지를 통해 찬란했던 중국의 과거를 묘사한다. 제2악장 땅(지)은 편종과 첼로,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물(수)과 불(화), 철(금) 등 우주를 구성하는 요소들과 자연이 균형을 모색한다는 내용이다. 제3악장 사람(인)은 중국현대사의 질곡과 고통속에 사라져간 영령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중국 후난(호남)성 출신인 탄둔은 세계 음악계로부터 중국 현대 음악의 이정표를 세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곡가 겸 지휘자이다.

그는 베이징 경극단의 편곡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연극과 영화, 미술을 서로 연계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그가 지난해 5월 뮌헨 비엔날레에서 초연한 오페라 「마르코 폴로」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찬사를 받은 바 있다.<홍콩=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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