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재경원 저점예상시기만 다를뿐/체감경기 낮지만 선행지수 석달째 파란불『경제부총리도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된다고 얼마전에 말했잖아. 그런데 경기가 나빠졌다고. 뭐가 뭔지 모르겠네』
사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 동향」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기 십상이다. 최근들어 경제연구소들은 물론 한때 「올해 경제성장율이 5%에도 못미칠지 모른다」고 비관했던 재정경제원까지 『경기가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잇따라 전망하고 있는 데 비해 이날 통계청이 공개한 우리나라 경제의 「월말고사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선행지수 등 각종 경기예고지표와 5월까지의 산업활동 동향을 고려할 때 경기는 아직 바닥을 향하고 있으며 따라서 9∼10월에 저점을 치고 상승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4월 10.1%에 달했던 산업생산 증가율이 6.1%로 둔화되고 평균가동률이 82.5%에서 79.3%로 떨어진데다 국내기계수주 국내건설수주 등 각종 투자지표까지 위축된 것이 그 이유다.
반면 재경원 관계자들은 경기저점은 올여름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5월 이후 일본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6월 들어서는 급격한 엔고현상이 나타난데다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수출의 증가세 반전, 경상수지 적자규모의 축소, 재고증가율의 둔화추세 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5월의 경기후퇴에 대해서도 큰 신뢰성을 두지 않고 있다. 비교대상인 지난해 5월에 비해 조업일수가 1일 감소한데다 설비를 증설한 자동차업계가 수출증가에도 불구, 재고부담으로 감산에 들어가는 등 특수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6월 현재 우리 경제는 이미 저점을 통과하고 있거나 통과했을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저점을 향해 하강국면을 지속하고 있으며 회복도 단기간내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오던 강경식 부총리 겸 재경원장관도 최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초청강연에서는 『우리경제가 하반기에는 보다 가시적인 회복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경제전망을 수정했다.
어쨌든 큰 줄기는 재경원이나 통계청 모두 우리 경기가 곧 하강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 점이다. 다만 재경원은 올여름을, 통계청은 가을을 각각 주장하는 등 저점예상시점만 약간의 시각차가 있다. 따라서 5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나타난 우리 경제의 뒷걸음질은 이러한 「반전」이라는 대세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시적 후퇴」 또는 「숨고르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표적인 「경기측정도구」인 경기종합지수에서도 읽을 수 있다. 현재의 경기를 알려주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5월들어 하락했지만 3∼10개월(평균 5.2개월)뒤의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3월부터 3개월째 상승했다.
그러나 문제는 저점이 아닐지 모른다. 현재 수출은 엔화 강세 등에 힘입어 반도체 등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내수는 경기부양책을 구사하지 않는한 단기간에 늘어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표경기는 수출증가로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중소기업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저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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