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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극성’이 어린이프로 살린다/옥명희(아이를 키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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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극성’이 어린이프로 살린다/옥명희(아이를 키우며)

입력
1997.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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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애보는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는 교육전문가의 말은 부산스런 애와 종일을 보내지 않는 책상물림의 말로 엄마들에게는 들린다. 그렇다고 흘려들을 만큼 자신도 없어서 몇번 보아 검증을 한 프로를 보게 했다. 우리집 애들이 미국에서 주로 본 것은 「세서미스트리트」와 「로저스씨」라는 아침프로였고 한국에 오고 나서는 「뽀뽀뽀」였다.세서미스트리트는 특히 두가지가 돋보였다. 야산이나 강변 등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주연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꼭 집에서 하듯 아이들이 때로는 하품도 하고 콧구멍도 쑤신다. 또 초대손님이 한명씩 나오는데 그 분야의 최정상급 인사들이다. 한국같으면 정명훈이 인형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은 별」을 즐겁게 지휘하는 식이다. 「로저스씨」는 로저스라는 50대 남자가 인형 한두개와 조그만 기차 등 몇개의 소도구를 가지고 하는 프로였는데 장남감기차를 타고 생활현장을 방문하기도 하며 조용조용하게 아이들에게 「행복」이나 「슬픔」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느날 매우 지적인 미국엄마 독일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충격을 받았다. 둘다 그 재미있고 수준높은(?) 「세서미스트리트」에 비판적이었다. 재미있고 유익하지만 아이들의 집중력향상에 문제가 있으며 산만한 하층문화의 일면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두사람은 아이들 프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엄마들이 제작진이나 정부, 국회의원에게 편지, 전화를 하고 연구모임을 가져 그 대응여부를 추적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한국에 돌아온 뒤 어린 딸은 아침마다 신나게 「뽀뽀뽀」노래도 따라하며 즐거워했지만 애송이 연예인, 코미디언 등이 나와 뭔가 과장된 몸짓으로 연기를 했고 출연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좋은 옷에 똑같이 기계적인 목소리였다. 그나마 방송개편으로 한동안 사라지기까지 했다. 최근에도 그나마 볼만하던 다른 어린이 프로가 제작비때문에 중단됐다고 한다. 어린이를 사랑한다면 좋은 어린이 프로를 살리기 위해 엄마들은 전화해야 한다. 빗발치듯 극성맞게, 그것이 내 아이 사랑이다.<소화출판사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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