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호기심 악용 구매충동 빈축/학부모에게 할부금 강요로 마찰도청소년들의 호기심이나 유행편승 심리를 이용해 상품을 판촉하는 업체들이 많아 비난을 사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업체는 청소년의 호기심을 악용하거나 부추겨 고가품을 팔아 학부모들과 마찰도 빚고 있다.
시티폰을 시판하는 3개 이동통신 업체들은 호출기가 이미 보편화한 상황에서 시티폰이 청소년들 사이에 필수품으로 부각되자 학부모의 사전동의도 없이 청소년들로부터 선금 3천5백원만 받고 시티폰을 넘겨준 뒤 부모에게 15만∼20만원에 달하는 할부금을 요구, 반발을 사고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43·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는 최근 평소 2만원대이던 전화요금이 무려 7만원이나 고지돼 깜짝 놀랐다. 고지서에는 시티폰 사용료 가입비 할부금 세금 등이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고교생인 아들이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다가 집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3천5백원을 주고 시티폰을 구입한 사실을 알고 전화국으로 찾아가 해지를 요구했으나 할부금을 모두 갚기 전엔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들었다. 김씨와 같은 처지의 학부모들은 통신기기 대리점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시티폰 계약을 해지하러 온 임모(45·서울 송파구 석촌동)씨는 『부모의 동의없이 충동구매를 부채질하며 청소년에게 마구잡이식 판매를 하느냐』고 흥분했다.
이같은 폐해에도 불구, 통신회사들은 대리점에 시티폰 한대를 판매할 때마다 9천∼1만원의 장려금을 주고 가입자가 계속 시티폰을 사용할 경우 이용요금의 5∼7%를 주어 시티폰 강매를 부추기고 있다.
시티폰은 현재 60여만명의 가입자중 20%이상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음료·패션제품에 유행하는 「롱다리마케팅」도 키가 작거나 키는 크더라도 다리가 짧으면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떨어지고 자신감마저 상실하게 되는 「롱다리콤플렉스」를 부추기고 있다.
B사는 최근 우유 판촉의 일환으로 「롱다리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유치부 초등부 중·고등부로 나눠 진행된 이 대회에 엽서로 다리길이(배꼽에서 발끝까지), 다리비율(다리길이≒키×1백)을 적어 보낸 참가자만도 3만여명에 달했다. 주최측은 입상자 9명에게 자체적으로 만든 「롱다리인증서」까지 발급했다.
이같은 얄팍한 상혼은 교복이나 청바지와 같은 패션에서도 마찬가지. J모직은 「다리가 길어 보이는 학생복」이라는 전략으로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N청바지브랜드는 「다리가 기상천외하게 길어진다」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박일근·유병률 기자>박일근·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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