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이란 글자 그대로 정상간의 만남이다. 통상적인 경우, 양자간 혹은 다자간에 관계증진 필요성이 제기될 때 이 정상회담이 원용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존의 교섭채널로서는 도저히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흔히 정상외교라는 고단위 처방전이 동원되는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말이 그렇지 정상이 한번 움직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필요한 의전절차도 많다. 예컨대 공식·비공식 수행원만 수십 혹은 수백명이다. 이른바 「국빈방문」경우엔 도착지 공항에서 21발의 예포가 울린다. ◆주로 공식수행원의 체재비는 초청국측에서 부담하기에 대부분의 경우, 국빈방문은 피초청자의 재임중 한번 허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정상간의 방문은 따라서 요즘은 많은 의전절차를 생략한채 「실무방문」형태로 진행되는 추세에 있다. ◆예컨대 노타이차림의 간소복형태로 상대국을 찾아 오찬이나 만찬을 통해 필요한 현안을 논의하고 저녁이나 다음날 새벽에 떠나는 극히 실무적인 방문형태다. 이 경우 수백명이 타는 값비싼 점보기를 전세기로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 ◆우여곡절 끝에 27일 상오(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우선 형식이 「미국이 유엔에서는 개별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관행을 깰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체면을 무릅쓰고 일방적으로 매달리지는 않았는지, 또 이의 성사에 대한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은 생기지나 않을지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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