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기·플래카드 북경거리 등 수놓아/30일 저녁엔 경축폭죽 1,997발 터뜨려홍콩반환을 4일 앞둔 중국대륙은 「홍콩회귀열」로 뜨겁다. 13억 인구가 방방곡곡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홍콩회귀에 대한 희열과 긍지를 표출하고 있다. 최초의 「1국2체제」시행과 150여년에 걸친 치욕적인 역사청산의 의미는 물론, 개혁·개방의 성공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한 자신감도 가세해 축제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특히 중국정부는 홍콩반환을 마카오와 대만을 통일하는 시금석으로 삼아왔는데 홍콩의 성공적인 반환을 애국주의로 승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28일부터 7월1일까지 휴무다. 수도인 베이징(북경)의 창안지에(장안가) 등 주요거리에는 10여만개의 오색기와 60만개의 화분, 무지개 아치 등이 설치돼 있는 등 축제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고 젠궈먼(건국문) 등 입체로와 노동자체육관 등에서는 10여개의 광선빔이 매일밤 거리를 수놓고 있다.
30일 저녁에는 1,997개의 폭죽이 쏘아 올려질 예정이다.
또한 「환영 홍콩반환」 「1국2체제는 조국 평화통일 실현의 위대한 창조적 쾌거」 등의 플래카드와 현수막이 대륙 곳곳에 걸려있고 산둥(산동)성 타이산(태산) 꼭대기에도 홍콩회귀를 찬양하는 장식이 설치돼 있다.
홍콩반환 전야인 30일 자정 천안문광장에서는 수십만명의 군중이 중국역사박물관 앞의 홍콩반환 게시판에서 「동방의 구슬」 「노래하는 조국」 등을 외치며 홍콩반환 시각을 카운트다운한다.
또 7월1일 새벽 4시40분 전후 천안문광장 국기 게양대 앞에서는 「인민의용군 행진곡」에 맞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식이 장엄하게 거행된다.
저녁에는 「교접식」으로 불리는 대규모 행사가 열려 「홍콩 너를 축복해」라는 제목의 음악 무용 교향악, 전통 민속문화 프로그램 공연, 대형 스크린을 통한 반환식 관람 등의 만회행사가 펼쳐진다.
상하이(상해) 톈진(천진) 등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경축분위기는 여전하며 좌담회 서화전시회 노래자랑 전통음식조리대회 등이 열리고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및 홍콩 개황에 대한 지식경연대회도 한창이다.
홍콩과 강 하나를 사이에 둔 선전(심천) 광저우(광주) 등은 버스마다 붉은 홍콩회귀 표지로 뒤덮여 있고 오색등이 명멸해 마치 홍콩의 밤거리를 옮겨놓은 듯하다.
특히 역사적 상처를 많이 입은 난징(남경)시는 난징조약을 체결한 장소인 정해사에서 치욕을 잊지 말고 중화를 진흥시키자는 197.7㎝의 「경세종」을 주조했다.
또 TV 극장에서는 「아편전쟁」영화가 상영돼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
중국정부는 7월1일 이후부터는 99년으로 예정된 마카오와 대만통일에 주력할 전망이다.
7월1일 저녁 8만 군중이 참석하는 베이징 공런(공인)체육고 경축행사장에는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 리펑(이붕)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주권은 결코 협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조국통일 실현은 중화민족의 염원이며 이 문제의 해결책은 역시 1국2체제의 실행이다」라는 덩샤오핑(등소평)의 생전 육성녹음이 재생돼 홍콩반환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대만 입장/경제 등 ‘압박 지렛대’될까 우려감 고조
홍콩 주권 반환으로 대만은 49년 국공내전 패배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양안관계의 독립적 매개자였던 홍콩이 중국의 관할하에 들게 되면 홍콩은 이제 대만을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로 변하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적으로 홍콩은 대만의 최대 투자지역이자 중국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다. 대만은 80년대 말 이후 푸젠(복건)성 등 중국 남부지역에 3만5,000여개 기업이 30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투자의 대부분은 홍콩을 경유해 이뤄졌다. 그러나 경제관계 확대는 대만의 생존전략과 배치되는 모순을 낳았다. 대만이 지금까지 양안관계의 기조로 해 온 「경제적 통합―정치적 분리」에서 경제 요소가 정치를 압도하게 됐다는 의미다.
본토투자에 이해가 걸린 대만 재계의 압력이 커지면서 정치권의 입지가 축소되는 이러한 현상은 이미 현실화했다. 올해 초 대만정부가 양안 직항로를 개설한 것은 홍콩반환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재계의 요구가 거셌던 때문이다. 경제통합이 가속화할 경우 중국이 대만통일 모델로 강조하는 「일국양제」가 더욱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대만정부는 중국측이 본토 투자 자본을 유사시 압력카드로 내밀지 않을까 크게 우려한다.
아울러 대만은 중국이 홍콩을 대만 고립수단으로 활용함에 따라 외교적으로도 결정적인 수세에 몰려 있다. 중국은 홍콩과의 기존관계 유지를 볼모로 지난달 바하마로 하여금 대만과 단교토록 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여 왔다.
중·장기적인 위기에도 불구하고 홍콩반환으로 대만이 당장 벼랑으로 몰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홍콩주재 대만 영사관 구실을 해온 중화여행사를 비롯한 대만정부의 9개 정부부처도 형식만 바꿔 유지된다. 또한 양안관계는 정통성을 다투는 양세력이 엄존하는 만큼 홍콩반환으로 전체적인 틀이 깨지기는 어렵다. 대만은 이미 「일국양부(1개 중국, 2개 정부)」정책으로 국민다수의 지지를 확보, 중국의 일국양제 통일에 대한 대응 노선을 견고히 해놓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주변국 시각/일,홍콩 앞날 낙관 금융진출 확대/동남아국,‘중 편입’ 반사이익 기대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이 홍콩에서 실험적으로 펼칠 일국양제로 인해 본토의 사회주의 색채가 경제활동을 제외한 홍콩 사회 각 분야에 이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홍콩에 1,153개 기업을 진출시키고 있는 일본은 대체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엔화의 위력을 앞세워 본토를 성공적으로 공략한 경험에 비춰 홍콩 반환후에도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일본기업들은 유통분야 투자는 줄여 나갈 것이지만 금융·통신분야는 진출을 크게 확대할 전망이다.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은 홍콩의 중국 반환을 내심 반기는 표정이다. 「라이벌」인 홍콩이 중국에 편입됨에 따라 정치·사회적 혼란이 경제 불안을 야기하면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벌써부터 홍콩에 본부를 둔 다국적 기업의 이탈을 적극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싱가포르는 홍콩내 다국적 기업이 싱가포르로 이전해 올 경우 10년간 각종 세금을 면제하고 그뒤 5년간은 15%의 낮은 법인세를 적용하는 등 유인책을 쓰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다국적 기업에 대해 10%의 낮은 법인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태국과 필리핀 대만 등도 비슷한 방법으로 기업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홍콩은 이웃 나라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당분간 경제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대륙의 관문이란 지정학적 이점과 그동안 쌓은 인프라 등 강점은 그대로 살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권대익 기자>권대익>
◎마카오 미래/99년 12월20일 포르투갈서 반환/주민들 우려보다 경제부흥 관심
마카오는 요즘 북동쪽으로 60㎞ 떨어진 홍콩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포르투갈령인 마카오 역시 앞으로 2년반후인 99년 12월20일 중국에 반환되기 때문이다.
마카오는 홍콩이 아편전쟁의 결과 영국에 강제 조차된 것과는 달리 1557년 명나라 황제가 해적토벌에 지원을 해준 포르투갈에 자발적으로 조차해주었다. 이후 1887년 양국 우호통상조약을 통해 마카오는 포르투갈에 영구 할양됐다.
중국측의 반환요구는 공산당이 정권을 확고히 다진 50년대들어 제기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은 79년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을 계기로 마카오에 대한 중국의 영토권을 인정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87년 3월 홍콩의 경우처럼 반환뒤 마카오에 50년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협정에 조인함으로써 협상을 마쳤다. 포르투갈이 동방의 작은 땅덩어리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터라 반환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45만명 인구중 중국계가 70%에 달하는 마카오는 현재 행정부를 제외한 입법부 사법부는 중국계가 장악하고 있으며 경제계 역시 중국계의 영향력아래 놓여있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이미 반환이 끝났으며 형식상의 절차만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관광과 카지노업을 주 수입원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7,500달러에 달하고 연평균 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마카오의 주민들은 반환에 따른 부작용보다는 중국 주도로 형성될 중국―홍콩―마카오를 잇는 경제권 부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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