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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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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세계적인 식량·환경문제연구소인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지난해 한국의 곡물자급률이 27%에 불과해 한국의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곡물소비량의 73%가 수입되고 있어 식량주권확보에 위험요소가 많다는 얘기다. 곡물이란 쌀은 물론 밀이나 콩, 사료용곡류를 모두 포함한다. ◆곡물과는 달리 사람이 먹는 식량의 자급도는 52.4%로 곡물자급률의 2배 정도로 나타났다. 곡물자급도와 식량자급도가 차이가 나는 것은 주로 사료용으로 쓰이는 옥수수 밀 등은 사실상 국내생산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밀의 자급률은 0.38%, 옥수수는 0.8%에 불과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한나라가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최소한 2개월분의 식량을 비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 경우 쌀기준으로 약 5백만섬 정도는 항상 비축하고 있어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 풍년으로 올해 평년작만 이뤄도 약 7백만섬 정도의 쌀재고가 가능하리라는 당국의 설명이다. ◆문제는 쌀이외 곡물이다. 지난해 우리는 곡물수입에만 전체 무역적자의 절반 정도인 1백9억달러를 지출했다. 현재 세계의 곡물재고량은 55일분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미국에 몰려 있다. 만일 미국 등 주요곡물생산국에 흉년이 들면 세계적인 곡물파동이 불가피하고 우리의 곡물수입액도 크게 늘어날게 분명하다. ◆칠레 부근의 해수온도가 급상승해 기상이변을 몰고 오는 엘니뇨현상이 최근 뚜렷해지면서 미국 등 태평양연안의 농업국가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밀수확이 30% 이상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하는 우리로선 미리부터 대책을 모색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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