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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여성주간/서화숙 여성생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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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여성주간/서화숙 여성생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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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부터 7일까지는 제2회 여성주간이다. 정부가 「여성발전을 도모하고 여성에 대한 일반국민의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지정한 여성주간에는 취지에 걸맞는 갖가지 행사가 열리게 마련이다.그런데 정무2장관실이 25일 밝힌 올해 행사개요를 보면 독자적으로 열리던 행사를 이 주간에 끌어들여 억지로 구색을 맞춘 듯한 자리가 대부분이었다. 매년 겨울에 여성신문사가 발표해 온 평등부부상 시상식이 이 시기로 앞당겨졌고 여성경제인을 발굴한다는 「제2회 여성경제인의 날」행사는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주관행사로 이미 23일자에 크게 보도가 된 것이었다. 또 여성개발원이 개설한 공공정보망이 아니라 한 여성단체가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해 여는 「인터넷을 통한 여성백일장」이 들어 있었다. 그나마 정무2장관실이 주도적으로 하는 행사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여성주간 기념 전국대회와 여성의 지위향상을 주제로 한 포스터전과 학술세미나 1개 정도가 고작이다.

이에 대해 정무2장관실은 「예산부족으로 제대로 된 행사를 치를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여성주간에 배정된 예산은 7,000만원 남짓인데 이 주간에 행사를 기획해달라는 요청에 각 여성단체들은 어마어마한 수준의 지원금을 요청했다고 한다. 실제로 모 여성단체는 캠페인성 행사에 5,000만원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혀 정무2장관실의 변명이 전혀 거짓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성단체측은 4월에야 여성주간에 할만한 사업계획서를 내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제출했더니 재정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처음부터 여성주간에 여성문제를 부각시키는 방법을 함께 의논했더라면 돈도 들지 않고 명분있는 행사를 마련하는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근본적으로는 정무2장관실이 조정기능밖에 없는 약한 기관이어서 생긴 문제지만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대의명분만으로 아무런 대가없이 뛰어온 여성단체나, 불과 4년만에 여성공무원 할당제나 사관학교 개방같은 굵직한 여성현안을 해결해온 정무2장관실이 여성주간을 맞아 겨우 돈 핑계나 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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