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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반이/화합의 만남 뒤끝은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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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반이/화합의 만남 뒤끝은 불화

입력
1997.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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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협·나라회 어제 회동 역시 티격태격「화합」을 도모해 본다고 모이는 자리마다 오히려 「갈등」의 골만 깊게 하는 꼴이 되고 있다. 신한국당내 나라회를 포함한 이회창 대표측과 정발협측의 잇단 대화 상황이 꼭 그렇다. 26일 아침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뤄진 정발협과 나라회의 대표 회담. 양측이 당초 내건 목적은 「당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발협은 반이대표, 나라회는 친이대표편임을 새삼 확인한 것 뿐이었다. 여기에 더해 나라회가 사전합의사항을 이대표측의 강한 반발로 뒤집음으로써 양측의 반목은 더욱 심화할 조짐이다.

이날 회담에서 정발협측은 초반부터 정권재창출을 위한 공동노력, 상호비방자제, 대표사퇴문제의 조속한 매듭 등 3개항의 사전합의사항을 제시하며 나라회측의 동의를 요구했다. 이들 3개항은 정발협측의 이세기 공동의장과 나라회측의 양정규 의원이 전날 만나 의견을 모은 것들이었다. 이중 정발협의 최대관심사는 물론 「대표사퇴 문제」였다.

그러나 나라회측의 반응이 정발협측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 『7월초에 대표직을 내놓는다고 했으니 지켜보자』며 주춤거린 것이다. 나라회가 이처럼 대표사퇴 문제에서 발을 빼게 된 데에는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양의원이 합의문 초안을 마련한 뒤 이대표측의 하순봉 비서실장을 만나 의견을 구한 자리에서 하실장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는 얘기다. 하실장은 『정발협측이 감정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므로 대표직사퇴 문제는 「원칙대로」 처리돼야 한다는게 이대표의 입장』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탓에 회담은 아무 합의도 끌어내지 못했다. 서석재 서청원 의원 등 일부 정발협 대표들은 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회담장을 빠져나가 「행동」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회담이 끝났을 때 끝까지 남아있던 사람은 정발협 이의장, 나라회측의 양정규 심정구 김종하 김태호 의원 등 민정계들뿐이었다. 이세기 의원은 회담직후 하실장을 만나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양측은 회담결과 발표에서 『대표직 사퇴문제가 마무리되면 다시 만나 당의 단합과 정권재창출문제를 논의키로 했다』고 여운을 남기기는 했다. 하지만 이날 회담분위기는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이어서 다시 대화가 이뤄질 지, 또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해도 성과가 나올 지 매우 불투명하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에앞서 전날 이뤄졌던 이대표와 서석재·이세기 의원 등 정발협지도부와의 면담 분위기도 이날 회담과 별로 다를게 없었다고 한다. 이대표는 『총재가 귀국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 정발협측은 『26일까지 대표직을 내놓으라』는 주장에서 한 발짝도 서로 더 나가지 않아 결국 대화는 결렬되고 말았다.

『이런 만남이라면 양측이 만나지 않는게 오히려 당 안정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게 최근의 잇단 이대표측과 반이 진영 회동에 대한 평가이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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