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금리인하·구조조정 강력 추진/성항세제 등 지원강화·민영화 확대/멕시코정부 내핍 앞장 국민동참 호소고속성장을 거듭해온 개도국도 불황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우리의 경쟁상대인 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국가들은 성숙단계로 접어들기위한 진통으로, 중남미의 멕시코 칠레는 환율문제에 따른 경제전반의 충격으로 불황의 홍역을 치뤄냈다. 고성장의 관성때문에 충격이 더욱 컸지만 이들은 각자 나름의 지혜로 경제의 활기를 회복했다.
7%대의 고성장을 지속하던 대만 경제는 95년 하반기에 경기침체의 덫에 걸렸다. 2차례 대형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외기업이 투자를 회피했고 이에 따라 부동산 주식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성장률이 하락한 것이다.
대만정부는 여기에 단기적인 수습노력과 장기적 구조조정책을 병행하는 대응책으로 맞섰다. 금리인하를 통한 투자활성화 주가하락방지를 위한 증시안정기금신설 등 단기대응책으로 국민의 동요를 막는 한편 관계부처합동으로 세제정비 민영화확대 중소기업지원 양안경제교류확대 등을 망라한 종합적인 경제대책을 내놓고 장기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지난 30년간 평균 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온 싱가포르도 85년 마이너스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독립이후 처음으로 불황을 경험했다. 싱가포르정부는 즉각 경제위원회를 구성해 세제 등 각종 정부지원을 강화하고 민영화를 확대하는 한편 임금동결과 탄력임금체계도입을 기업에 권고했다.
싱가포르는 96년들어 수출주력인 전자산업의 수출부진으로 성장률이 7%로 주춤하는 성장둔화에 직면했다. 과열성장에서 적정성장으로 연착륙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한편 기술개발투자를 확대해 부가가치높은 수출주력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0년대들어 9%의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며 신흥강국으로 떠오른 말레이시아도 강력한 정부정책이 성공한 케이스.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고 주요수출품이던 석유 고무등 1차상품의 가격폭락으로 엄청난 무역수지적자와 마이너스성장을 겪어온 말레이시아는 90년이후 「비전 2020」이라는 청사진아래 경제개혁을 추진해왔다. 전공무원의 전문화에 바탕을 둔 서비스행정, 완벽한 사회간접자본, 자본자유화와 투자간소화를 통한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 거시안정정책의 수행 등이 성공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중남미의 멕시코는 경제적 여건과 동떨어진 환율을 인위적으로 유지하다가 경제위기를 초래한 경우. 멕시코는 95년 변동환율제로의 전환발표이후 페소화가 폭락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는 공황에 빠졌다. 정부는 물가와 임금억제 민영화확대 산업구조재편을 내용으로하는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공무원수동결 등으로 내핍조치의 솔선수범을 보였다. 여기에 재계 농민 노조대표들도 임금 공공요금인상억제를 위한 「경제 사회협약」을 정부와 체결하는 성의를 보였다. 물론 IMF등 국제기구의 지원과 주변국가 중앙은행의 공조체제도 페소화폭락사태를 극복하는 요인이 됐다. 정부의 긴급안정정책, 국민의 협조, 국제적인 공조체제의 3박자가 멕시코경제를 회복세로 돌린 셈이다.<이재열 기자>이재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