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최소량·피해경로 명확한 규명 없어/타유독물·매립 소각재 소홀한 관리도 문제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의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 커다란 관심사가 되었으며 언론매체에서도 이 문제를 여러 차례 다루었기 때문에 이제 새롭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듯 싶다.
그 첫째는 다이옥신의 유해정도에 관한 것이다. 다이옥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 논란은 더 이상 다이옥신이 유해한가 아닌가가 아니라 얼마나 작은 양이면 그 유해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가에 대한 논란이다. 즉 다른 유해물질에 비해 현격히 작은 양으로도 다이옥신이 인체에 대해 암과 여러 종류의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인정되고 있다.
다만 의학적으로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러한 악영향이 나타나는지와 그러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 최소한 계량이 있다면 그 양이 얼마인지 하는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다이옥신의 유해성에만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문제이다. 우리가 다이옥신이라고 부르는 물질은 정확하게 말하면 염화다이옥신과 염화퓨란류에 속하는 210개의 화합물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그 독성으로 따지자면 다이옥신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하는 물질들이 다이옥신 말고도 많이 있다. 이 가운데 우선은 다이옥신과 매우 유사한 독성특성을 가지는 물질로서 앞으로 다이옥신과 같이 규제 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는 다이옥신유사화합물(dioxin―like compounds)이 있다. 소각로에서는 여기에 더하여 다른 불완전 연소물들과 중금속 등 유독성물질들이 많이 배출된다.
따라서 다이옥신 제거설비 위주의 관리방법을 사용하는 경우 다이옥신 못지 않게 유독한 다른 물질들은 소홀하게 관리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오염물질 배출을 관리하기 위해서 각각의 물질들에 대한 제거설비를 계속 붙여 나갈 수 없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명백하며 따라서 다이옥신과 유해물질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각자체를 가능한 억제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바람직하다.
셋째, 소각로에서의 다이옥신 배출기여도에 관한 부분이다. 외국의 경우 소각로에서의 다이옥신 배출규제를 우리보다 훨씬 엄격하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려져 있는 배출원 가운데 소각로가 차지하는 배출량의 비중은 공통적으로 대단히 높으며, 이미 자연환경내에서 다이옥신의 배경농도가 매우 높아서 추가적인 배출원을 허용할 여지가 없다.
지금의 국내사정은 조사가 진행 되는대로 밝혀지겠지만 앞으로 소각로를 계속 짓게 되면 외국과 같은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넷째는 다이옥신으로 인한 피해범위에 대한 의문이다. 주요 배출원인 소각로의 다이옥신은 주로 소각비산재에 부착된 상태나 기체상태로 굴뚝을 통하여 대기중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규제가 엄격하지 않으면 우선 배출원의 주변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들은 환경내에서의 잔류성이 크기 때문에 장시간 동안에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환경내의 여러 매질, 특히 토양이나 퇴적층 등에 많이 축적된다.
또한 매립된 소각재에 함유되어 있는 다이옥신의 총량은 대기중으로 배출되는 양보다 훨씬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이들의 일부는 침출수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다시 주변환경에 축적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과는 달리 소각재가 실질적으로 일반쓰레기와 같이 취급되고 있으므로 매립지를 경유하여 주변환경에 축적될 가능성은 큰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축적된 다이옥신은 곧 토양―작물―초식동물―육식, 잡식동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을 통하여 다시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서구의 경우 음식을 통하여 들어 오는 다이옥신 비율이 90% 이상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이옥신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바람직한 쓰레기 관리의 방향은 발생원에서의 감소와 자원화를 우선적으로 이룸과 동시에 소각과 매립을 최소로 억제하는 것임은 너무도 당연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