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모금융기관 주주가 지분 전환출자 방식 가능성/은행권 “급할것 없다” 현행 자회사방식과 저울질/비은행권도 “은행소유 못하면 이점없다” 부정적정부가 설립허용방침을 정한 금융지주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언제쯤 설립될 수 있을지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스로 영업은 하지않고 자회사 경영권 지배만을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는 법률적 규제로 아직까지 국내에 전례가 없는데다 앞으로도 현실적 제약이 많아 본격 태동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과 금융개혁위원회 금융계 등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현재 모금융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 등의 주주들이 출자금을 지주회사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설립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그룹이 지주회사를 설립한다고 하자. 현재 그룹에선 신한은행이 금융자회사를 거느린 모기업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주회사 설립시 신한은행(모기업) 주주들이 보유지분을 뽑아 지주회사로 전환출자한 뒤 은행에는 지주회사가 출자하게 된다. 즉 주주구성에는 변동이 없고 다만 모기업 주주에서 지주회사 주주로 지위만 바뀌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1900년대초부터 금융지주회사가 본격화한 미국도 기존 독립은행들이 이런 과정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했다』며 『93년말 현재 미국엔 은행지주회사가 5,445개, 이들 자산은 은행권 총자산의 94%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금융지주회사가 실제로 등장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지주회사제는 인수합병(M&A)를 하지 않고도 M&A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일종의 업무다각화 전략으로 은행들이 그 필요성을 느끼려면 먼저 완전경쟁과 개방, M&A활성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주인없는 국내은행에서 지주회사 설립결정이 제대로 이뤄지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현행 자회사 방식을 유지할지, 아니면 지주회사제로 전환할지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 당장 급한 과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은행지주회사 설립도 쉽지는 않을 것같다. 지주회사 1순위로 지목되는 교보·대신그룹의 경우 최대관심은 「은행」인데 은행을 가지려면 지주회사가 은행소유한도(동일인 4%)를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에 오너(금융전업기업가)가 수천억원대 순수 자기자금을 동원한다면 모를까, 은행설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보그룹측은 『은행소유가 자유롭지 못한 지주회사라면 솔직히 메리트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금융그룹을 지향하는 동양그룹도 제조업을 다 처분하거나 그룹을 금융―제조업으로 분리해야하므로 지주회사설립을 전혀 기대하기 어렵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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