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가 23일 화이트워터사건과 관련, 그동안 제출을 거부해 온 비밀대화록을 사건담당 특별검사에게 제출했다. 물론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를 계기로 힐러리 여사를 화이트워터 사건의 「중심인물」로 놓고 수사를 벌여 온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측의 대응도 빨라질 것으로 보여 백악관측은 다시 한번 곤경에 처했다.앞으로의 수사 전개에 따라 폴라 존스 성추문사건과 관련된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힐러리 여사도 법정에 서게 될지도 모를 위기에 직면한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상오 『대화록이 관행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변호사와 고객간의 비밀유지 특권에 따라 보호돼야 한다』는 힐러리 여사측의 상고를 기각해 버렸다. 문제의 대화록은 95년 6월과 96년 1월 힐러리 여사와 그의 변호사가 화이트워터사건에 관해 나눈 대화를 백악관 소속 법률가들이 작성해 놓은 것이다. 내용중에는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공동으로 법률회사를 운영했던 빈스 포스터 전 백악관 고문의 자살에 대한 힐러리 여사의 견해와 사건에 대한 대책 등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악관측은 이날 『정부소속 변호사들이 솔직한 법적자문을 제공할 수 있기 위해 고객과의 비밀토의는 허용돼야 한다』는 볼멘소리와 함께 대화록을 아칸소주 연방대배심에 넘겼다.
추적대상 1호였던 비밀대화록을 손에 넣은 스타 특별검사가 앞으로 힐러리 여사를 기소할 수 있을 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남편인 클린턴 대통령은 성추문사건과 관련한 민사법정에, 부인인 힐러리 여사는 형사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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