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 “톰슨파문 책임통감” 정중히 사과김영삼 대통령은 24일 상오(이하 한국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환경특별총회에서 「세계화 시대의 환경협력」이란 주제로 연설했다. 이날 21번째 연사로 나선 김대통령은 10분간에 걸쳐 한국의 환경보전정책을 소개한 뒤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 ▲공공기술 이전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리 등을 촉구했다.
김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난해 초 21세기를 향한 환경복지 구상을 선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면서 『더욱 자유롭고 더욱 인간적이기 위해서는 더욱 환경지향적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정신아래 지난 6월5일 세계환경의 날에 환경윤리에 관한 서울선언을 채택했다』고 소개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비무장지대(DMZ)의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남북한 협력을 제안, 호응을 얻었다.
○…김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뒤 본회의장 뒤편에 마련된 임시회의장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3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공동관심사에 대해 협의했다.
김대통령은 회담장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시라크 대통령이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청하자, 『정말 반갑습니다』라고 화답. 이어 두 정상은 양국 외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회담에 들어갔다.
시라크 대통령은 자리에 앉으며 김대통령의 무릎에 잠시 손을 얹어 친근감을 표시하고 덴버에서 열린 8개국(G8) 정상회담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지난번 콩고사태시 한국민이 대피할 때 도움을 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대우의 톰슨사 인수파문과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으며 한국기업이 공정하게 대우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시라크 대통령은 『대우와 김우중 회장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않도록 하겠다』고 정중히 사과했다.<뉴욕=손태규 기자>뉴욕=손태규>
◎유엔환경총회 연설(요지)
대한민국은 지구환경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류의 21세기 환경약속인 「리우선언」을 성실히 실천하고 있다. 나는 나아가 한반도의 분단현장인 비무장지대의 자연생태계를 한반도 평화와 환경생명의 모범지역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남북한 협력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또한 국제적으로 다자간 환경논의와 환경협약 협상에 적극 참여하여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우리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은 환경분야에서도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가져다 줄 것이다.
지구의 환경문제는 국제적인 협력이 없이 근원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특히 세계화 시대의 환경협력이야말로 인류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가능케 하는 최우선의 과제이다. 선진국들은 낙후된 국가들에 대해 효과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지구차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와야 한다. 한국은 우리의 능력 안에서 이들 국가에 대한 원조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개도국의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을 적극 도울 것이다. 국제사회는 지구 환경협력의 핵심적 과제인 환경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데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동북아에서 막대한 양의 방사성 폐기물을 국경을 넘어 이동하려는 계획이 시도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계획이 환경안전의 측면에서 용인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이같은 조처가 조속히 철회되도록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조를 기대한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관리를 위해 국제적 지역적 협력체제를 수립할 것을 제의한다.
지난 5일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 환경의 날」 행사에서는 「환경윤리에 관한 서울선언」이 채택됐다. 이 선언의 철학과 윤리가 이번 총회 환경논의의 정신적 바탕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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