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회사소유는 사실상 불가능금융지주회사의 설립이 허용되면 금융산업의 인수·합병(M&A) 등 구조개편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4일 『금융기관의 합병에 따른 부작용을 피하면서 금융산업 개편을 쉽게하는 수단으로서 지주회사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금융지주회사 도입방침은 은행의 소유구조 개선 차원보다는 부실화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금융기관의 대형화 및 효율화, 금융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은행을 모태로 한 지주회사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경원은 금융지주회사제 도입이 공정거래법 노동법 상법 등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어 관계당국과 협의를 거친뒤 입법화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내년에야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회사는 당분간 은행을 자회사로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증권 보험 리스 등만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회사에 은행법의 1인당 소유지분한도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은행법상 동일인 지분한도가 시중은행 4%, 보람 하나 등 전환은행 8%, 지방은행 15% 이어서 그만큼만 금융지주회사의 지분을 가지면 되는 것이다. 예컨대 10여개의 재벌들이 컨소시업을 구성해 4%이내의 지분참여로 A지주회사를 만든 경우 A사는 시중은행을 소유할 수는 있다. 또 은행법상 지분한도의 제한을 받지 않는 금융전업가의 경우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은행을 자회사로 둘 수 있다. 하지만 컨소시엄 구성은 담합의 소지가 있고, 금융전업가도 요건이 까다로워 95년 도입이후 1명도 없는 등 현행 제도상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금융지주회사 금융기관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사업활동 지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지주회사다. 부실 금융기관의 인수, 타업종으로의 진출, 기존업무의 분리·독립 등의 수단으로 이용된다. 미국은 70년 은행지주회사법이 제정된 이후 93년말 현재 5,000여개의 은행지주회사가 설립돼 소비자금융 신용카드 팩토링 신탁업 등을 겸업하고 있다. 일본도 최근 도입을 허용했다.<정희경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