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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할머니 유전자감식 “부산 남조 남매와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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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할머니 유전자감식 “부산 남조 남매와는 무관”

입력
1997.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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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고향은 진동”/“귀국 손꼽았는데” 눈물/“혈육·고향찾기 중단말아야” 목소리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 한맺힌 삶을 살아온 「훈」할머니의 국내 혈육을 찾아주기 위한 첫 시도가 불발로 그쳤다.

대검은 24일 「훈」할머니와 부산에 사는 유문애(98·여)씨, 김남선(72) 남조(62)씨 남매의 혈액과 모발 손톱 등을 채취해 유전자감식을 벌인 결과 서로 혈연관계가 없음이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대검 관계자는 「훈」할머니와 이들 가족의 유전자를 감식, 염기배열 등 10가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혈연관계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검은 그러나 『「훈」할머니가 고향이나 가족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기억을 되살려내고 국내에서 가족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유전자감식을 통해 「훈」할머니와의 혈육관계 여부를 확인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훈」할머니와 김남선씨 가족간에 혈연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훈」할머니의 고향 및 혈연찾기는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특히 그동안의 진술내용을 종합해 볼 때 「훈」할머니가 한국인임은 분명한 만큼 「훈」할머니의 기억을 되살려 잊어버린 고향과 가족의 뿌리를 찾아주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는 『「훈」할머니 이야기는 그동안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무관심했던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이 문제가 우리의 아픔으로 남아있음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며 『정부나 사회단체가 아직 동남아 각지에 흩어져 한맺힌 삶을 살고 있는 「훈」할머니와 같은 처지의 동포를 찾아내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놈펜의 「훈」할머니는 유전자감식결과를 전해듣자 『고국에 돌아갈 날만 기다렸는데…』라며 크게 낙담했다. 「훈」할머니는 『유전자감식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내고향은 진동이 맞다. 혈육도 살아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잊어버린 기억이 많이 되살아났다. 앞으로 기억을 더 살려내 꼭 고향과 혈육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프놈펜=이희정 기자·부산="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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