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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거나 흐린 날 새벽에…/주택가 연쇄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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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거나 흐린 날 새벽에…/주택가 연쇄방화

입력
1997.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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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4일동안에 13건/20일 관악→21일 송파→23일 광진며칠째 서울시내 송파동 자양동 신림동 봉천동 등지 주택가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잇따라 발생,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불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 새벽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발생했으며 석유 등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경찰은 일단 사회에 불만을 품은 사람의 화풀이 방화로 보고 범인검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90년 초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연쇄 방화 사건」을 떠올리며 긴장하고 있다.

연쇄방화가 처음 발생한 곳은 20일 새벽 관악구. 상오 6시16분께 봉천본동 933의 45 진성아카데미학원 건물 지하 1층 계단중간에 쌓여있던 종이상자에서 불이 나 지하 오디오세트 조립공장 내부 20평을 태워 3백50여만원의 피해를 낸 뒤 20분만에 진화됐다. 5분뒤 50m 떨어진 섬유공장 지하계단에 쌓아둔 빈 종이상자에서 불이 나는 등 상오 5시부터 7시57분까지 신림동 등 반경 2㎞내 3개동에서 6건이 발생, 모두 1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불이 난 곳은 한결같이 접근하기 쉬운 건물계단 등에 쌓인 종이상자나 쓰레기더미 등이었다. 이 날은 새벽 3시35분부터 3시간여동안 서울시내 전역에 비가 내렸다.

21일 새벽에는 송파구에서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했다. 역시 흐린 날이었고 대문밖의 쓰레기더미 등에서 발생했다. 0시50분께 송파1동 혜원빌라 가동 101호 입구에 쌓여있던 우유팩 등 재활용품 더미에서 불이 난데 이어 20여m 떨어진 반지하 의류공장 입구의 폐원단 더미에서도 화재가 났다. 불은 곧 진화돼 재산피해는 경미했으나 관악구 연쇄방화 사건과 비슷해 경찰을 긴장시켰다.

같은 유형의 연쇄방화는 23일 새벽 광진구에서 또 발생했다. 새벽 2시50분께 광진구 자양3동 주택가 골목길에 주차된 최모(46)씨의 그레이스 승합차에서 불이 난 것을 시작으로 새벽 4시까지 1시간여동안 이 일대에서 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발화지점은 대부분 쓰레기, 폐원단더미 등이었으나 옆에 있던 차량 2대로 옮겨 붙어 차량을 전소시켰다.<윤순환·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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