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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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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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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은 못되어도 999당은 됩니다. 기후 좋고 경치 좋고, 공해 없고 범죄 없고, 물가도 싸니 말입니다. 게다가 정부에서 매달 1천달러씩 연금도 줍니다. 자식이라 한들 그렇게 또박또박 주는 사람이 있겠소』 캐나다 여행길에 한인 노인에게서 들은 말이다. ◆그러나 사업을 하는 교민들의 얘기는 달랐다. 세금이 너무 많아 못 살겠다는 비명이었다. 소득이 1만달러만 넘어도 세금이 50%나 되니 땀흘려 일할 맛이 나겠냐는 것이었다. 현지인을 일정인원 고용해야 할 의무는 그렇다 치고, 그들이 말썽을 부려도 해고할 권리조차 없으니 누가 고용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생에 백가지 등급이 있다면 우리는 바닥 한 등급 앞선 99등입니다』 70년대 강원도 탄광사고 취재를 갔을 때 광원들에게 들은 말이다. 지열이 후끈거리는 캄캄한 지하갱 속에서 탄가루를 마셔 가며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근로환경과 저임금을 불평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생활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캐나다 교민들의 999당론과 우리나라 영세민층의 99등급론이 얼마나 사치스런 것인지를 보여주는 TV영상이 일요일밤 우리 모두의 가슴에 큰 충격파를 일으켰다. 굶어죽은 시체까지 보여준 북한의 참상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반찬투정 밥투정한 일이 부끄러워 식사를 할 수 없었다는 사람이 많았다. ◆근래 국내외 언론매체들이 다투어 북한의 실상을 직·간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에 따라 대처방식에 관한 의견도 구구했다. 그러나 그 영상은 분명히 해주었다. 「지상낙원」이라던 북녘 한부분엔 그런 참상이 벌어지고 있고, 이를 목도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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