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빼가기에 폭발… 고강도 선전포고「구태의연한 세몰이」 「저급한 경선전략」 「음모적 행태」 「개인적 집착과 오기」 정발협이 23일 이회창 대표를 목표타로 날린 결의문은 야당시절 민주계가 써냈던 격문을 방불케 했다. 정발협은 이날 상임집행위와 확대간부회의를 잇따라 열고 이대표와의 전면전을 결정했다. 서석재 공동의장이 발표한 결의문은 회의내용을 축약한, 일종의 선전포고문이었다.
서의장은 『당내에 심각한 갈등국면이 조성된 단 한가지 이유는 이회창 대표가 대표직을 이용해 불공정한 경선 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A4용지 두장반을 빼곡히 채운 결의문은 말미에서 『현재와 같은 불공정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대표가 대표직을 이용해 얻은 이익만큼을 상쇄시킬 수 있는 실천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발협은 또 대표직 사퇴여부와 상관없이 25, 26일 이틀간 15개 시·도별로 정발협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체계와 조직을 갖추는 일에 전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직접 대의원을 상대로 「득표활동」내지 「이대표 낙선운동」을 하겠다는 의미다. 정발협은 그러나 이대표 배척에 관해선 『최종 선택대상에서 이대표를 제외시키는 문제도 심각히 검토키로 했다』는 선에서 여지를 남겼는데, 정발협의 한 핵심관계자는 『수사적 의미로 읽으면 된다』고 말해 극적인 타협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복선깔기가 아님을 명확히 했다.
정발협이 이대표와 전면전을 벌이기로 작정한 것은 이대표측의 정발협 회원빼가기가 묵인할 수 없는 단계에 와있다는 판단에 비롯하고 있다. 정발협으로선 회원이탈 초기단계에 적과 아군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내부동요를 최소화해야 할 입장인데, 일단 27일로 예정된 이대표 경선출마 선언대회에 동석할 가능성이 있는 「위장 전입자」들의 발길을 최대한 묶어두면서 잠재적 이탈세력에 대한 집안단속을 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 듯하다.
정발협은 이날 ▲당내기구인 대표특보단을 이용한 사전선거운동 ▲일부 당직자 및 부인들을 이용한 지지유도 행위 ▲현직장관의 지지호소 및 지역세몰이 ▲내부갈등 유도 및 지지압박 등 이대표측의 불공정 사례를 유형별로 세세히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는 『경기고와 경북고가 연합해 정권을 잡으려는데 반대하지 말라』(김윤환 고문) 『이대표에 반대하면 살생부에 올리겠다』(김용갑 의원)는 발언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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