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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Small Office Home Office>족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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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족 선언

입력
1997.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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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전화·팩스만으로 연소득 1억원에 도전한다/단순한 재택근무도 이젠 구시대/컴퓨터능력·인맥·전문지식 있으면 반짝아이디어 하나 가지고 가정에서 무자본 창업/최소의 인력·비용으로 고소득을 거머쥔다출근할 필요도 없고, 월급날도 특별히 없다. 상사도 조직도 없어 스트레스 받을 일도 물론 없다. 가정에서 무자본으로 창업한 후 인터넷이나 정보기기를 이용해 연간 1억원안팎의 고소득을 올리는 「소호(SOHO)족」들이 잇달아 등장, 직장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호는 「작은 사무실(Small Office), 자택 사무실(Home Office)」의 머리글자를 딴 신조어. 집이나 작은 사무실을 거점으로 인터넷을 비롯한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 혼자 힘으로 여행컨설팅이나 온라인출판, 프리랜서 등 각종 아이디어 사업을 영위하는 신종직업 형태이다. 소호족은 회사에 소속된 채 집에서 일하는 기존 재택근무와 달리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홀로 창업, 최소한의 인력·비용으로 고소득을 거머쥔다.

소호족의 천국은 역시 미국과 일본.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사에 따르면 96년말 미국의 소호족은 5,000여만명(회사소속 재택근무자 포함)으로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약 30%를 차지했다. 일본의 경우 600여만명이 소호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도 3∼4년전부터 정보화 바람이 불면서 고소득 소호족이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 소호족은 이창희(34)씨.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상록마을 자신의 아파트에 컴퓨터와 전화기 2대, 팩스를 갖춰놓고 93년 사업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전자우편(E-mail)과 팩스부터 챙긴다. 이씨가 2년여 다니던 대한항공을 그만두고 뛰어든 일은 「렌트백 서비스」. 신혼부부와 해외여행객들에게 건당 4만원을 받고 대형 가방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가방을 집까지 가져다 빌려주고 다 쓰고 나면 회수해온다. 이씨는 지난해 7,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씨는 또 제과점 등 동네 상점을 상대로 인터넷·책자 등에 무료 광고를 해주고 그 대가로 자신이 모집한 회원들에는 물건·서비스 가격의 10%를 할인해 주도록 한 「고객할인서비스」로 지난해 2억원의 수입도 올렸다. 그러나 이씨가 사업에 투자한 돈은 아르바이트직원 인건비와 각종 용역비 정도. 전화응답 등 비서업무는 사무대행 회사를 이용하고 배달은 용역회사에 맡겨 비용과 인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컴퓨터 컬럼니스트 곽동수(33)씨도 고소득 소호족. 한글과컴퓨터사 기획실장으로 일하다 소호족으로 변신한 곽씨는 아파트에 전화기 2대와 PC 2대, 노트북PC 1대, 디지털 카메라 등을 갖춰 놓고 모든 업무를 집에서 처리한다. 곽씨는 매주 3, 4건의 원고를 작성하고 기업체 강의와 정보시스템 컨설팅업무, 케이블TV·라디오방송 출연으로 연간 1억원을 번다.

곽씨는 문자호출삐삐와 인터넷 접속기능을 갖춘 초소형 노트북PC를 적극 활용한다. 최근 소호전문서적을 출판한 곽씨는 『얼굴을 마주보고 일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나라의 직업문화 바탕에서는 기존의 재택근무가 정착하기 힘들다』며 『컴퓨터 활용능력이나 다양한 인맥, 전문지식 등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면 과감히 소호족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출판집단 「한비」의 편집장 한성희(39)씨는 대표적인 여성 소호족. 15년간 김영사 편집장 등으로 일하다 94년 창업했다. 필자섭외나 교열, 편집 등 출판업무를 10여명의 회원들에게 인터넷으로 분배한 후 컴퓨터로 처리하는 「온라인출판」으로 연간 8,000만원을 번다.

일산 자택에서 업무를 총괄하는 한씨는 시나리오작가와 번역가, 카피라이터 등 회원간의 업무상의는 전화나 팩스를 이용하고 구체적인 업무는 전자우편을 통해 처리한다.

외국인·청소년을 위한 문화유적답사 여행컨설팅업체 「천하장군 브레인 스위치 투워」를 시작한 박원순(55) 김수홍(55) 이지연(53)씨 등은 주부 3총사 소호족이다. 학사출신 주부 모임인 「여학사협회」에서 10여년간 문화유적답사 여행가이드를 해온 이들은 『기존여행사와 차별화한 고급 여행가이드 서비스로 국내 관광문화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며 지난 2월 소호족으로 나섰다. 각자 집에 컴퓨터와 팩스를 갖춰놓고 컨설팅 문의가 들어오면 여행계획서를 수립한 후 직접 가이드를 하는 방법으로 1인당 월 1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홍덕기 기자>

◎전미소호협회 선정 21세기 유망 소호 7

적은 자본으로 짭짤한 고수익을 올리는 유망 소호(SOHO) 직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 소호 직종인들의 연합체인 「전미소호협회(HOAA)」는 최근 21세기 유망 소호직종 50선을 선정, 인터넷 홈페이지(www.hoaa.com/newindex.htm)를 통해 발표했다. 정보산업 관련 7종은 다음과 같다.

■아이디어 복덕방

독특한 신상품 계획이나 사업 아이템을 가진 사람에게서 아이디어를 사서 인터넷에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든 후 이 정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에게 돈을 받고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컴맹 가정교사

학생이나 20, 30대 직장인을 위한 기존의 컴퓨터교육 대신 컴맹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회사간부나, 자녀들의 인터넷 음란물 검색을 막기위해 노심초사하는 주부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서비스. 특정 목적에 적합한 활용기술을 집중 교육한다.

■소형DB 디자이너

대형 전산시스템을 갖출 수 없는 중소기업이나 상점 등에 일반PC를 이용, 업무전산화 데이터베이스를 설치해주고 운영법도 교육하는 직종. 미국에서 현재 시간당 7∼8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헤드헌터

명예퇴직당한 중견기업 간부 출신들이 노려볼만한 직종. 재직중 관계를 맺어왔던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스카웃, 해당업체에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축적된 노하우는 PC통신 등에 DB형태로 제공하고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정보수집가

각계 전문가를 인터뷰하거나 학술서적, 전문잡지, 인터넷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기업이나 전문가들에게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미국에서는 현재 시간당 4만5,000원∼7만원을 번다.

■모빌 DJ

야회 결혼식장, 생일파티 등 이벤트 행사장에서 자신이 소장한 콤팩트디스크(CD)를 이용해 분위기 있는 음악을 코디네이트 해주고 보수를 받는 직종이다. CD를 많이 소장한 음악애호가들이 도전해볼 만하다. 미국에서는 시간당 4만5,000원∼13만5,000원을 받는다.

■삐삐 대여

가족과 함께 유원지 등을 찾는 사람을 겨냥한 서비스. 다중이 운집하는 장소에서 일행을 잃어 버렸을 때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입구에서 삐삐를 대여한다.<선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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