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명칭 안쓰고 ‘집권전략위’로자민련이 24일 전당대회 이후 내각제를 고리로 한 야권후보단일화와 보수대연합 협상을 추진할 기구 명칭을 「집권전략위원회(가칭)」로 잠정 결정하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기구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전당대회 이후 별도의 수임기구를 만들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DJP단일화」에 정성을 쏟고 있는 국민회의는 명칭을 아예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대단추)」로 정했다.
자민련도 당초에는 양당 협상의 「주제어」인 「후보단일화」란 말을 명칭에 반드시 삽입하려 했었다. 그러나 자민련은 뒤늦게 이 말을 완전히 뺀채 「집권전략 위원회」로 명칭을 정함으로써 향후 대선정국에서 자신들의 진로는 물론 국민회의와의 괴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였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는 『수임기구의 목적이나 활동방향이 그 명칭 때문에 제약을 받을 필요는 없다』면서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를 추구하는 한편으로 보수세력의 중심에 서서 집권을 통해 내각제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어 명칭을 포괄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자민련이 생각하는 DJP단일화도 결국 자민련 집권전략의 한 방편일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집권을 목표로 여권의 보수세력들과도 연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김종필 총재가 최근 신한국당 이수성 이한동 고문과 교감을 가지면서 「보수대연합」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기구의 구체적인 구성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동안 내각제 및 후보단일화협상의 창구역할을 해온 김용환 총장이 팀장을 맡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정석모 이태섭 부총재 등과 이정무 총무 안택수 대변인 등 핵심당직자 10여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총재급 인사들의 경우 김총장과의 미묘한 관계 때문에 단순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또 이 기구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의 후보단일화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과시하려 한다면 박철언 부총재의 참여도 예상되지만 자민련 주류측에서는 이를 꺼리는 분위기다.<홍윤오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