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인기와 실제 선거 결과는 같지 않은 수가 많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그 결과가 같아야 민주정치다. 당선자가 정통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도 거기서 생긴다. 인기 정치인이 반드시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이 그런 경우다. 며칠전 미국의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백인의 93%가 흑인대통령후보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에는 77%, 40년 전에는 35%였다. 추세가 이러한데도 정말로 파월이 대통령이 될 거라고 믿는 미국인은 드문 것 같다. ◆흑백간 결혼도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 백인의 61%가 반대하지 않는다. 94년에는 45%, 40년 전에는 4%에 불과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2000년에 실시될 인구조사에 「복수인종」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은 백인 흑인 히스패닉 인디언 아시아계 등 5개로만 구분돼 있다. ◆만일 복수인종이 공식으로 인정된다면 미국사회는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백인 중에도 4∼5종의 인종이 섞인 혼혈인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피부색깔로 구별하던 흑백구분조차 아무 의미가 없게 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피부가 검은 대통령은 아직 혁명의 차원이다. ◆TV토론후 대선주자 인기조사는 김대중씨가 1등이고 신한국당에서는 이인제씨가 1위다. 그러나 그 결과를 그대로 당선가능성에 대입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선거결과만이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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