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회동대신 광주행 기내 40여분 대화/DJ “단일화 꼭 성사” 공개에 JP는 침묵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20일 「광주회동」은 정치권일각에서 거론돼온 양당간 이상기류설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면서 DJP공조의 탄력을 다시 높여나가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대 본관 준공기념식 참석을 위해 같은 비행기편으로 광주를 방문한 두 김총재는 당초 추진되던 별도의 오찬회동은 갖지 않았지만 기내에서 가진 「고공밀담」 등을 통해 공조를 과시했다.
지난 5월29일 김영삼 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공개를 요구하기 위해 국회에서 회동한 이후 3주만에 자리를 함께한 두 김총재는 비행기 앞자리에 동석, 40여분동안 밀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두김총재는 광주 도착이후에도 상오 내내 자리를 함께 했다.
두 김총재는 행사시작에 앞서 광주대 본관 21층 이사장실로 이동, 허경만 전남지사 등과 환담을 나누다 수행한 국민회의 한광옥·자민련 지대섭 의원 등의 건의를 받아들여 상오 9시40분부터 10여분동안 배석자없이 옆방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두 김총재간의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공개되지 않는게 관례였지만 이날은 김대중 총재가 『이번에는 반드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 국민기대에 부응키로 했다』고 김종필 총재와의 「합의사항」을 선뜻 공개하는 파격을 보였다.
김대중 총재는 김종필 총재가 광주대 이사장인 국민회의 김인곤 의원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정치외적인 소재를 주로 얘기한 것과 대조적으로 치사의 대부분을 정권교체와 후보단일화문제에 할애했다. 김대중 총재는 이날 행사가 김의원의 고희 축하를 겸하고 있음을 염두에 두면서 『김의원은 김종필 총재를 모시고 같은 당을 하다가 김총재의 승락을 받아 우리당에 왔다. 김의원이 후보단일화에 결정적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두 김총재는 광주회동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양당은 자민련 전당대회(24일)가 끝나면 단일화협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후보단일화가 성사되자면 숱한 우여곡절과 험로를 극복해야 한다.
김종필 총재는 우선 김대중 총재가 후보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발표한 합의사항에 대해 아무런 「화답」을 보내지 않았다. 국민회의측은 이날 회동결과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했지만, 자민련측은 『내각제가 돼야한다』며 여전히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두 김총재는 광주로 내려올 때와 달리 귀경은 각각 다른 비행기를 이용했다.<광주=장현규 기자>광주=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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