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수 1,190명 전체의 9.7%/이회창·이수성 팽팽한 맞대결/대구 이 대표 우위 경북 “그래도 고향사람” 분위기/“대세몰이”“지역바람몰이” 호응도가 최종결과 좌우『같은 고향이라면 아무래도 마음이 좀 더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데…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 안 하겠습니까. 마냥 같은 고향이라고 해서 찍고, 대표니까 그냥 찍어주고 그러지는 않을 겁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만나본 신한국당 당직자, 당원들이 드러낸 바닥 「당심」의 현주소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TK지역의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판세는 사실상 이회창 대표와 이수성 고문의 맞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다.
우선 대구의 경우 지구당위원장 확보면에서는 이대표가 이고문보다 우위에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초반부터 강재섭 의원 등 이대표 지지자들이 이대표 대세몰이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북 지구당위원장들을 놓고 볼때는 이대표와 이고문이 팽팽한 호각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이대표가 비TK출신임에도 불구, 지구당위원장들 사이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이들이 일반 대의원보다 더 「대세」에 민감하고, 지난 총선과정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김윤환 고문이 배경에 있기 때문이라는게 중론이다.
주목할 부분은 일반 대의원들의 분위기이다. 지구당위원장들과는 별개로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이고문의 「원조 TK론」이 서서히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TK전지역으로 확산될지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아직은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결국 이 지역의 최종판세는 경선까지 남은 기간동안 이대표의 「대세몰이」와 이고문의 「지역 바람몰이」중 어느 것이 성공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역의 대의원은 490명으로 전체의 약 4%를, 경북지역의 대의원은 700명으로 전체의 약 5.7%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대구◁
모두 13개의 지구당가운데 반 이상의 지구당위원장들이 이미 이대표쪽으로 돌아섰다는게 대체적 견해이다. 구체적으로 강재섭 박세환 백승홍 의원 등이 확실한 이대표 지지성향을 보이고 있다. 또 원외지구당위원장중 김해석 강신성일 이원형 이철우 위원장 등도 이들과 뜻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시지부위원장인 서훈 의원은 유일하게 박찬종 고문을 지지하고 있다. 김석원 의원은 친이수성 고문계로 분류된다. 이밖에 유성환 전 의원과 김종신 이용우 지구당위원장 등은 끝까지 판세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총무처장관인 김한규(달서갑) 지구당위원장은 표면상 중립을 표방하고 있으나 내심으론 이수성 고문쪽으로 기울어져있다.
그러나 이런 지구당위원장들의 성향이 곧바로 이대표에 대한 몰표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이다. 시지부추천 한 대의원은 『지구당위원장들이 대의원들의 생각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의원들사이에서는 「그래도 고향사람을 밀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는게 사실』이라며 『이고문이 이런 틈새를 공략한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북◁
지구당위원장 19명중 친이대표 5명, 친이고문이 4명이다. 8명은 관망이며 최병렬, 박찬종 고문이 각각 1명의 지구당위원장들로부터 지지를 얻고있다. 이고문측에서는 관망파중 친이고문성향인 정발협소속 5명(이중 2명은 나라회와 겹침)에게 기대를 걸고있다. 반대로 이대표진영에선 정발협과 나라회에 이중으로 가입해있는 관망파 2명에게 관심을 두고있다. 이와함께 일부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정희신드롬」의 영향탓인지 최근들어 부쩍 이인제 경기지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한동 고문도 구여권출신 일부 대의원들로부터 호감을 얻고있다.
중소도시, 농촌지역이 주류를 이루고있는 경북은 대도시 대구에 비해 「지역주의」 「고향사람 선호」경향이 좀 더 두드러진다는게 신한국당 관계자들과 현지 언론의 일치된 견해이다. 이고문의 고향(칠곡)출신인 장영철 의원은 『내가 접해본 도의원의 70∼80%가 이고문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이고문의 「고향 까마귀론」이 호응을 얻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의 두 지구당 관계자들도 『이회창 대표와 이수성 고문이 각축하는 양상에서 점차 이고문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문경·예천의 한 대의원은 『지역여론이 「고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해 이고문을 마음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이런 경향과는 다른 흐름도 분명히 있다. 『고향보다는 인물, 당선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이다. 경주의 한 대의원은 『지역색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그것에 좌우되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 『당선가능성을 주로 보겠다』고 말했다. 청송·영덕, 상주에서도 『누가 이 난국을 돌파할 능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주조를 이루고 있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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