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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대표의 100일/이계성 주간한국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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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대표의 100일/이계성 주간한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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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20일 대표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제 7월 초면 물러나야할 「시한부」신분이지만 이대표는 자신의 취임 3대공약이었던 당의 단합, 정책정당 지향, 당내 민주화 등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신한국당 안팎에서 이대표의 그같은 평가에 대해 동의를 표시하는 인사들은 그리 많지않은 것 같다. 그가 당 단합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는 상관없이 그의 대표직 사퇴논란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대세론 확산을 견제하려는 다른 용들과 치열한 전투에 휘말렸다. 그런 의미에서 이대표의 100일은 권력투쟁의 100일이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대표직 사퇴공방으로 표현되고 있는 권력투쟁 자체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권력투쟁이란 본시 옳고 그름의 판단대상이 아니라 「힘이 정의」인 세계다.

그러나 이대표가 당내 갈등 와중에 그의 상징인 깨끗한 정치 이미지를 적지않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당장 임시국회 소집문제만 해도 그렇다. 깨끗한 정치실현 입법을 위한 임시국회 개회를 가로막고 있는 쟁점은 정치개혁특위의 여야동수 구성문제다. 여당이 그동안 누려왔던 정치자금과 공권력 선거활용이라는 여권 프리미엄을 포기할 자세가 되어있다면 선거게임의 룰을 정하는 특위의 여야 동수구성을 못받아들일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표는 정치개혁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에 별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 이대표 진영 내부에서는 여권 프리미엄 포기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깨끗한 정치를 추구하는 이대표의 본래 이미지대로라면 그런 논쟁이 성립될 수가 없다. 이대표는 당장의 곤란 때문에 국민이 자신에게 간절히 바라고 있는 깨끗한 정치 실현이라는 시대정신을 뒷전으로 밀어놓고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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