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열사 등 인물중심의 기록/사료가치는 물론 훌륭한 문학작품「한서」 열전편이 젊은 대학강사의 노력으로 처음 번역됐다.
한서는 한나라가 수도를 옮기기 전인 서한(기원전 206년∼기원후 25년)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책으로 「사기」와 함께 동양의 대표적인 역사서로 꼽힌다. 대부분 반고가 썼는데 아버지 반표가 기초를 마련했고 누이동생 반소가 완성했다. 실로 2대 80여년에 걸친 각고 끝의 결실이다.
연세대 국문과 강사 안대회(36·한문학)씨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사기」와 함께 교양인의 필독 역사서로 꼽혔던 「한서」가 우리말본이 없어 읽을 수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까워 번역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한서에 대해 송나라때 문인 양만리는 흥미로운 비유를 한 바 있다. 『이백의 시는 신선이나 검객의 말같고, 두보의 시는 품위있는 선비의 말같다. 이를 문장에 비교한다면 이백은 「사기」가 되겠고, 두보는 「한서」가 되겠다』 일본은 한서 전체를 번역해놓은 지 오래다.
한서는 기, 표, 지, 전 등 4개 부문 120권으로 돼 있는 방대한 책. 이중 열전은 충신, 열사, 대학자와 여걸 등 당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인물들의 삶을 기록한 것으로 사료로서뿐 아니라 탁월한 문학작품으로 평가된다. 5,000 군사로 흉노족 8만명과 맞서 싸운 이릉, 대장군으로서 한나라를 실질적으로 통치한 곽광, 죽기를 무릅쓰고 충언을 아끼지 않은 주운, 궁중비사의 원조격인 조황후 등의 이야기는 시대와 역사를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조선조 정조대왕도 열전중에서 중요한 인물을 골라 따로 선집을 발행하도록 한 바 있다. 까치 발행, 1만2,0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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