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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할머니­가족진술 의문 풀린다/조부 호적대장서 남순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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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할머니­가족진술 의문 풀린다/조부 호적대장서 남순씨 확인

입력
1997.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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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 사망처리후 양녀 입적한듯/양부모 사망후 주거불명 상태/처음 장씨 얘기는 양모 성 기억한 것「훈」할머니가 부산에 살고 있는 김남조(62)씨 가족이란 사실은 거의 확실한 가운데 장녀 남아(1922년생)씨와 차녀 남선(1926년생)씨 사이에 태어나 둘째 큰아버지집에 양녀로 간 남순(1925년생)씨가 「훈」할머니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남아씨의 조부 김필록씨 호적대장을 확인한 결과 남아씨 바로 아래에 남선씨보다 한살 위인 남순씨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호적상 남순씨는 1931년 사망처리 됐으나 37년 3월 당시 통영의 둘째 큰아버지 김차금석 장말악씨 부부의 양녀로 간 것으로 돼있다. 이는 양부 김씨가 낳은 1남2녀가 출생직후 모두 일찍 사망하자 조카인 남순씨를 장녀로 입적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남순씨는 입적하면서 원래 나이보다 5세 많은 20년생으로 기록됐다.

또 통영시에 보관중인 호적부에는 남순씨가 양부(46년 사망), 양모(56년 사망)가 모두 사망한뒤 88년 호주상속을 받아 고모인 김말남(03년생)씨와 살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있으나 호적상 주소지인 통영시 문화동 369번지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으며 주민등록번호도 부여(68년부터 실시)되지 않아 오래전부터 주거불명으로 돼있었다. 남순씨가 「훈」할머니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훈」할머니를 남아씨로 볼때 「훈」할머니의 진술과 가족들의 진술에서 차이나는 부분이 쉽게 풀리기 때문이다.

「훈」할머니는 나이를 73세(소띠·1925년생)로, 정신대에 끌려간 시기를 45년(닭띠)으로 기억하고 있으나 남아씨는 호적상 22년생으로 나이 차가 난다.

그러나 「훈」할머니를 남순씨로 볼 경우 나이가 「훈」할머니의 진술과 일치한다.

또 「훈」할머니는 학력도 초등학교를 2∼3년 다녔을뿐 졸업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남아씨는 진동초등학교를 21회로 졸업한 것으로 돼있다. 이 역시 「훈」할머니가 남순씨라면 37년 양녀로 갔기 때문에 졸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남조씨 등 가족들은 남아씨가 대만에서 고향을 방문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훈」할머니는 고향 방문사실이 없고 다만 배를 타고가다 풍랑을 만나 대만이란 곳에서 하룻밤 머물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도 일본군에 끌려가 일본군장교와 결혼해 대만에서 살다 고향을 방문했다는 가족들의 진술은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일본군장교 다다쿠마 쓰토무(지웅력)씨는 「훈」할머니와 동거한 사실은 있으나 만난 장소가 대만이 아닌 캄보디아였고 시기도 45년 3월께라고 말했는데 역시 「훈」할머니의 진술과 합치된다.

「훈」할머니가 당초 부친 성을 장씨라고 말한 것도 장씨 성을 가진 양모 밑에서 자란 기억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다.

또 「훈」할머니가 형제가 1남3녀라고 밝힌 사실도 둘째 큰아버지의 1남2녀가 모두 사망했기때문에 친가의 가족을 두고 대답한 것으로 판단된다. 양녀로 가던 해인 1937년 친가의 가족사항은 1남3녀가 맞다.

한편 「훈」할머니가 남동생 남조씨와 가진 전화상봉에서 여동생(남선) 남편(박재복·87년 사망)의 한쪽 눈이 실명상태였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훈」할머니가 남선씨가 결혼한(42년) 후인 45년 정신대에 끌려갔다고 주장하고 있어 남선씨의 남편을 기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훈」할머니가 유문애(98)씨의 딸임은 유전자감식으로 밝혀지겠지만 「남아냐 남순이냐」는 구별하기 어렵기때문에 앞으로 「훈」할머니와 부산에 사는 가족들, 주민들의 진술 등을 통한 보다 구체적인 증거확인작업이 요구되고 있다.<부산·마산=박상준·이건우·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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