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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유 보험금 미지급 합리화 안돼”/배상회피 일과 대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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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유 보험금 미지급 합리화 안돼”/배상회피 일과 대조적

입력
1997.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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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험사 ‘유대인 희생’ 기금조성「전쟁은 결코 회사 잘못의 면책사유가 될 수 없다」

이탈리아 보험회사인 제네랄리사는 18일 2차대전중 독일 나치의 유대인대학살(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위한 기금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제네랄리사는 1,200만달러의 기금은 앞으로 12년동안 홀로코스트 희생자 기념사업 단체 지원과 유대인 자선사업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기금조성 결정은 제네랄리사에 가입했다 보험금도 받지 못한 채 숨진 홀로코스트 희생자에 대한 보상차원의 성격이 짙다. 많은 유대인들이 2차대전당시 유럽 특히, 동유럽지역에서의 보험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제네랄리사에 계약을 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고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시작되면서 유대인들은 보험료만 낸 채 죽어갔다. 종전후 유대인 가족들은 줄기차게 제네랄리사를 비롯한 각종 보험사와 은행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회사들은 전쟁으로 손해를 입었고 동유럽의 공산정권에 회사 자산을 몰수당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회피해 왔다. 최근 유대인 가족들은 독일 미국 등 세계각국의 은행과 회사를 상대로 한 보상소송을 활발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중에는 만명의 유대인들이 3월 제네랄리사를 비롯한 유럽 7개 보험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낸 경우도 포함된다.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서 이들 보험사는 희생 유대인에 대한 보상책임은 없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스위스 은행들이 2차대전중 희생당한 유대인 가족들에게 보상을 약속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랄리사의 기금조성이 결정된 것이다.

2차대전중 국가와 민간회사들이 총체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배상책임을 피하려는 일본은 전쟁을 이유로 민간회사도 보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제네랄리사의 기금조성을 어떻게 바라볼 지 궁금하다.<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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