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전이 크게 보아 3각구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회창 대표와 「나라회」측 인사, 이수성 고문과 「정발협」지도부간의 교감이 잦아지고 있고 이에 뒤질세라 박찬종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이 하나의 방어벽을 형성하려 하고 있다. 이같은 연대 모색은 경선전에는 세과시용으로 활용되고, 경선에 들어서면 결선 투표에서의 제휴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서로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나라회+이회창/정발협 반작용 친이 대표 성향 짙어져/공식지지보다 물밑 대세몰이 나설듯
나라회 자체가 이대표의 지지세력이라고 일방적으로 규정짓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다. 구여권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대선후보를 택하는데 있어서는 내부 이견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라회가 전반적으로 이대표에게 「우호적인」성향을 보이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우선 이대표와 가까운 김윤환 고문계 인사들이 회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다. 정발협이 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18일에도 김고문계의 윤원중 의원과 이대표의 핵심측근 고흥길 특보가 한 호텔에서 만나 장시간 대책을 숙의했다.
나라회의 주축 인사들이 실제로 이대표 세몰이에 나서고 있는 경우도 있다. 상당수 대구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을 이대표 편으로 만든 강재섭 의원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함께 나라회 구성을 촉발한 정발협이 이수성 고문에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라회를 이대표쪽으로 몰고 있는 측면도 있다. 나라회의 한 핵심관계자는 『민주계가 똘똘 뭉쳐 단일후보를 민다면 우리도 자구차원에서 어느 후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대표 지지를 집단의사로 선언하고 나설 정도로 내부 분위기가 성숙했다고 보기는 아직은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19일의 운영위원회가 『정발협이 특정후보를 민다해도 나라회는 단일후보를 밀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라회=이대표」라는 인식이 굳어지면 회원 확보나 내부 단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일단 중립성을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이런 발표를 냈다』는 게 한 운영위원의 설명이다. 이런 정황들을 감안하면 이대표와 나라회의 제휴관계는 김고문계를 주축으로 한 나라회 핵심인물들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대표 대세몰이에 나서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대세를 형성해 가면 현재 중립적인 인사들도 「권력의 흐름」에 민감한 구여권의 속성상 자연스럽게 이에 합류, 결국 나라회의 절대 다수가 이대표 편에 서게 되지 않겠느냐』는 게 이대표 진영과 김고문계의 기대섞인 전망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정발협+이수성/반이 강공 때맞춰 이수성대안론 회생/최종간택은 여론향배 주시 공란으로
정발협과 이수성 고문의 「관계」가 원점에서 다시 회복쪽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다. 정발협은 「후보간택」에 관한 한 줄곧 백지상태임을 강조해 왔고, 최종적으로 지지후보를 선택할 때까진 엄정중립을 지킬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발협의 핵심중진들이 이고문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최근들어 제반여건이 여의치 않게 돌아 가면서 정발협은 이고문에 대한 시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듯 했다. 그러나 이고문이 이회창 진영에 대한 강공작전을 개시한 18일부터 정발협 내부에서 조금씩 방향을 트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정발협 수뇌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이수성대안론」이 최근들어 주춤거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고문이 「뜨지」않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정발협은 이고문에 대한 여론지지도가 두자릿수는 넘어야 한다는 점을 은연중 암시했고, 어느정도의 대의원수 확보를 내밀하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발협의 한 관계자는 『이고문이 여론 지지도에서 초반처럼 폭발적 상승세를 보였다면 정발협의 선택은 내부적으로 이미 끝났을 것』이라며 『정발협의 최근 기류는 앞으로 여론의 추이와 대의원들의 분위기를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문 진영의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정발협 내부의 비판기류도 이수성대안론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고문이 후발주자임을 감안한다 해도 그가 취해온 일련의 행보가 사람을 끌어모으는데 다소 미흡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이고문진영이 자신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지역에서조차 이회창 대표측의 집요한 공격에 일정부분 잠식당하거나 흔들리고 있는 것은 정치적 아마추어리즘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물론 정발협의 연대 파트너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여전히 이고문이란 게 중론이긴 하다.
예비 파트너 가운데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그나마 가장 적은 인물이 이고문이란 점과 정발협 중진들의 「호감」이 아직은 살아있다는 사실 때문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박찬종+김덕룡+이한동/정발협·이수성 연대,이 대표 견제 주력/모두 사퇴배제 경선전 연대는 불투명
신한국당 경선에서 박찬종 고문과 김덕룡 의원의 연대 논의는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 두 사람이 18일밤 전격회동, 경선에서 연대를 모색키로 합의함으로써 경선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생겨났다.
특히 이들의 회동은 이회창 대표가 대세몰이에 나서고 정치발전협의회와 이수성 고문의 연대가능성이 거론되고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구체적 논의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경선때까지 공동보조를 취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양측의 측근들은 『두 사람은 대표직 사퇴문제와 함께 경선과정에서의 연대방안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선거경험이 있는 프로정치인들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최근들어 각종행사장 주변에서 조우하며 「아마추어들에게 정치를 맡길 수 없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박고문과 김의원은 20일 이한동 고문도 참석한 3자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한동 고문은 「정치경륜을 갖춘 인사들이 주역이 돼야한다」는데 일단 공감하고 있어 연대논의가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이들의 「전문정치인 연대」 추진은 우선 정발협과 이수성 고문간의 연대가능성에 제동을 거는 한편 이대표의 대세몰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 두 사람은 정발협과 이수성 고문이 손잡을 경우 공동전선을 구축해 3각구도를 형성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의 연대논의에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놓여있어 실제로 경선과정에서 협력관계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적지않다. 결선투표가 이뤄질 경우 특정주자에게 표를 몰아줄 수는 있지만 경선전 연대가 성사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 진영 모두 『전당대회 개최전 후보단일화 논의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측에서 후보를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이같은 기류를 뒷받침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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