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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측 “조금만 더 시간 끌자”/「7월초 사퇴」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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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측 “조금만 더 시간 끌자”/「7월초 사퇴」 안팎

입력
1997.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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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초쯤이면 대세론 굳을 것” 판단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마침내 대표직사퇴 의사를 굳혔다. 이대표는 19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7월초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대표에게 이날 주례보고는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설령 이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다 해도 경선에 돌입한 후에는 공정성시비로 인해 주례보고를 중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임면권자인 김대통령과의 마지막 독대자리에서 만큼은 자신의 거취문제를 분명히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

이대표의 사퇴시기는 김대통령의 해외순방 설명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7월1일부터 대선주자들의 합동연설회가 시작되기 전날인 4일사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대표측은 대표직사퇴와 유세개시 시점의 간격을 줄임으로써 대의원들에게 「이회창 대표」의 잔영을 보다 진하게 전해주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는 그때쯤이면 대세를 굳힐 수 있을 것이란 나름의 판단도 깔려 있다.

이대표진영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가능하다면 전당대회 당일까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한동안 우세했으나 『이대표는 시한부 대표가 아니다』라는 김대통령의 「지원」속에 반이대표진영의 사퇴요구가 잠시 수그러들자 경선후보 등록일 또는 합동유세 개시직전사퇴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대표는 당안팎의 여러 정황을 감안, 대표직 고수쪽으로 기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국 이대표로서도 반대진영의 강성기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버티기를 계속할 경우 일부 주자의 경선보이콧으로 판이 깨지거나 당이 극도의 혼란에 휩싸여 자신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될지 모른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와관련, 이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직 수행과 공정경선은 별개라는 이대표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이대표는 대표로서 더 이상의 당내 분란을 막기 위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선거운동의 「효율성」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이대표측은 이후 반대진영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김대통령이 『해외순방기간중 이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라』며 경고메시지를 보낸 이상 아무래도 공세의 예봉이 무뎌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는 이제 「시한부 대표」가 된 이대표의 대표직함이 과연 예전만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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