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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김심/YS 경선갈등 간접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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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김심/YS 경선갈등 간접경고

입력
1997.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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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협·경선 중립 직접 언급없어 여운/순방후 당 분열상 계속땐 「개입」 개연성김영삼 대통령은 19일 신한국당의 민관식 후보자선거관리위원장과 박관용 사무총장을 청와대로 불러 대선주자들에 대해 강력한 「간접 경고」를 했다. 당 총재로서 모처럼만에 큰 소리를 낸 것이다.

김대통령은 『상식을 벗어난 상호비방 등 과열 혼탁 양상은 어떠한 경우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보등록 후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경발언의 배경에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김대통령의 당 장악력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선후보 결정에 명백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던 김대통령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이같은 경고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이다. 무엇보다 구체성을 띠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이 갑자기 민위원장과 박총장을 부른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일반적인 예상은 신한국당의 「정치발전협의회」와 「나라를 위한 모임」에 준엄한 비판이 가해질 것이란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분파행동을 자제하라』고 말했을 뿐 이들 단체는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다들 알아들을 얘기가 아니냐』고 설명했으나 목표점이 분명한 경고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당내 대다수가 여전히 「김심」을 결정적 변수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대통령이 정발협 등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한 것은 유의해서 봐야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대통령은 또 이날 경선과정에서 엄정중립을 유지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아 상당한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해서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여러차례 한 얘기라서 하지 않은 걸로 안다』고 말했으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했다.

김대통령이 해외순방을 앞두고 선관위원장 등을 만나 주자들에 간접경고를 발하면서 자신의 「엄정중립」을 밝히지 않는 것은 모순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김대통령은 이날 언급을 계기로 신한국당의 경선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당 총재로서 당연하고도 원론적인 언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 강도는 매우 높다. 만약 김대통령이 총재의 입장에서 주자들의 경쟁이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할 경우 직접 개입으로 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해외 순방중에도 면밀하게 국내 정치상황을 검토할 것이다. 김대통령은 자신의 부재중 경선과정이 과열로 치닫는다면 귀국후 「김심」의 개입에 버금가는 정치수를 띄울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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