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한국일보 청년작가초대전 대상 수상작가 최인선(33)씨가 최근작 3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2년여의 뉴욕생활은 실제 최씨의 작품세계에 큰 변모를 가져왔다.그 변화된 의식이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설치작업 「유리천장」. 기호 글자 그림을 새긴 520개의 녹슨 액자 모양의 철판을 역삼각형의 구도로 바닥에 늘어놓고, 각기 다른 동작을 취하고 있는 1,200명의 인간군상이 그려진 모노톤의 배경을 뒤에 배치한 작품이다. 『유리천장은 끝까지 통하는듯 하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벽으로 차단돼 있다. 미국사회도 평등하고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말대로 「유리천장」에는 미국사회에서 동양인이 느끼는 문화적 이질감과 자의식이 배어 있다. 영어단어를 외우며 T자 모양의 철구조물 위에 단어를 새겼다는 「언어의 숲」같은 작품은 이를 더 확연히 드러낸다.
최씨는 현재 뉴욕에서 한시간 거리의 소도시 뉴 팔츠(New Paltz)에 머물고 있다. 그 자연 속에서 서구문명의 상징인 뉴욕을 바라보며 문명과 인간의 탐구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홍익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최씨는 97년 뉴욕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난해 청년작가초대전에서 「오염된 공기·흑연두뇌-신체I」로 대상을 받았다. 24일까지 백상기념관(02―724―2243), 29일까지 아라리오 갤러리(0417―62―9444)<김미경 기자>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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