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분해·모근제거기 효과 적어노출의 계절이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에는 도시의 때가 묻은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강과 바다로 뛰어들고픈 충동이 절로 인다. 그러나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도 있다. 겨드랑이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액취증(암내)과 다모증 환자들이다.
▷액취증◁
사람은 누구나 몸에서 냄새가 난다. 바로 체취이다. 대부분의 체취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다. 그러나 때로는 특정질환으로 인해 특징적인 냄새를 풍긴다. 예를 들어 디프테리아는 달콤한 냄새를, 장티푸스에 걸리면 구운 갈색빵 냄새를 풍긴다. 당뇨병에 의한 혼수상태에서는 과일냄새가 난다.
체취는 주로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냄새이다. 분비되는 순간에는 냄새가 없다. 그러나 1시간후부터 세균에 의해 분해돼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면서 특이한 냄새를 풍긴다. 사람은 아포크린 땀샘이 거의 퇴화해 주로 겨드랑이에만 분포돼 있는 데, 이 곳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액취증이라고 한다. 사춘기 이후 증상이 나타나 나이가 들어도 계속된다. 간혹 냄새가 나지 않는데도 액취증을 호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 정신분열증의 전단계인 망상증상에 의한 것일 수 있으므로 정신과적 진찰이 필요하다.
액취증을 예방하려면 항균제가 포함된 비누를 사용, 몸을 청결히 씻어야 한다. 겨드랑이의 털을 제거해 땀이 고이는 것을 막고, 털에 붙어있는 세균을 없애도 도움이 된다. 또 지방산의 생성을 막아주는 비타민E를 복용하거나 향수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상의 방법들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암내를 제거하려면 수술해야 한다.
▷다모증◁
몸에 털이 많이 나는 증상에는 다모증과 조모증이 있다. 다모증은 남성호르몬과 관계없이 털이 많이 나는 증상을 말한다. 조모증은 주로 여성에서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코밑 턱 가슴 팔다리 유두륜주위 복부 등에 털이 많이 나는 것이다. 요즘은 양자를 구별하지 않고 다모증이라고 한다. 다모증은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후천적인 원인으로는 테스토스테론 등의 남성호르몬이나 부신피질호르몬 투여 등을 들 수 있다. 미녹시딜제제 등 약제, 난소나 부신피질의 종양, 뇌하수체 종양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다모증의 치료는 원인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남성호르몬이 많아서 나타나는 경우 여성호르몬을 사용한다. 털을 면도하거나 뽑기도 하며, 약을 발라 털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일뿐이며 시간이 지나면 재발한다. 과거 전기분해술로 털을 제거하는 방법이 사용됐으나 효과가 적고 심한 통증이나 흉터 등의 부작용이 있다. 또 시중의 모근제거기도 근본적인 치료는 안된다.
최근 레이저 치료법이 개발돼 비교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 사용기간이 짧아 재발여부를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아직 완전한 치료법은 없으나 2∼3년안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계영철 고려대 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피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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