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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빼앗긴 50년”/벨로루시 남매 육순노인 되어 극적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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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빼앗긴 50년”/벨로루시 남매 육순노인 되어 극적 상봉

입력
1997.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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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죽은 줄만 알았어요』 『누이야 살아 있었구나』15일 벨로루시 민스크 국제공항에서 50여년만에 한 맺힌 남매의 상봉이 이루어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하일(68)과 마리아 셀마노비치(65) 남매. 이들 남매의 재회에는 전쟁의 비극이 짙게 서려있다. 2차대전 당시 벨로루시의 조그만 마을 잘리페니에 살고 있었던 14세 소년 미하일은 영문도 모른채 나치에 의해 강제 징용됐다.

미하일의 어머니는 아들때문에 병사했고 여동생 마리아는 오빠가 수용됐다는 강제수용소에 날마다 찾아가 수소문했으나 오빠 소식을 듣지 못했다. 마리아는 이후 오빠가 죽은 줄로만 알고 50여년동안 매주 교회에 나가 명복을 비는 기도를 올렸다. 미하일은 전쟁 말기에 천신만고 끝에 강제수용소를 탈출,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교외에 정착해 전기공으로 일했다. 전쟁이 끝나자 고향으로 돌아가 그리운 가족을 만나겠다는 그의 간절한 소망은 미·소 냉전의 벽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졌다. 소련체제가 무너지자 미하일은 92년 영국적십자사에 찾아가 가족을 찾아 달라고 애원했고 적십자사가 5년여의 노력끝에 여동생을 찾아냈다. 마리아는 부모의 집에서 현재까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 남매는 역시 나치독일에 강제징용된 남동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하일의 동생 알렉산데르의 생사를 아직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과 일본은 2차대전으로 인해 전세계 수많은 가족들이 5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전쟁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일까.<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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