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여름은 한 달가량의 긴 장마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형적인 고온다습한 날씨를 보인다. 이런 기후 변화에 따른 생활패턴의 변동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조건이 된다. 또 여름에는 자녀들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 등으로 각종 야외활동이 증가하므로 가족들의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여름철 실내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습도와 온도 조절이다. 높은 습도는 세균,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등이 번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악화시키고, 여러가지 감염성 질환을 유발한다. 따라서 지나치게 습도가 높을 때는 에어컨이나 제습기 등으로 습도를 낮추고 집안 곳곳을 깨끗이 청소해 나쁜 병균의 서식처를 없애야 한다.
다음으로는 온도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몇년간 에어컨없이는 견디기 힘든 무더운 여름이 계속됐다. 에어컨의 과도한 사용으로 한낮이면 실내외 온도차가 10도이상 되는 곳도 있다. 이런 장소를 자주 드나들면 자율신경 변조의 원인이 돼 두통 소화불량 피로감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실내외 온도차는 4∼5도 정도가 적당하다. 인체의 적응능력은 매우 뛰어나 여름을 약간 덥게 지내도 건강상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계속 사용하면 에어컨 내부나 냉각기에 쌓인 먼지와 세균이 인체의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레지오넬라증(냉방병)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월 1∼2회 에어컨 내부를 청소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여름철이면 피부를 검게 태우는 게 건강해 보이고 성적인 매력을 더한다는 이유로 젊은이들 사이에 선탠이 유행한다. 그러나 피부를 자외선에 지나치게 노출하면 기미 주근깨 등의 피부질환을 유발하고 피부암의 원인도 될 수 있다. 따라서 햇빛이 강한 날 야외에 나갈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산이나 바다, 수영장에서의 건강수칙도 지켜야 한다. 우선 산에서는 독사에 물리지 않도록 풀숲이 우거진 곳을 피하고, 등산화와 긴 바지를 착용하자. 바다에서는 무엇보다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조주연 순천향대 의대 교수·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장>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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