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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냄새 땀·박테리아가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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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냄새 땀·박테리아가 주범

입력
1997.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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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다한증 등 질환 외에 제대로 안닦아도 고린내/제한제로 땀 줄이고 신발안창은 가죽 사용을「사람의 겨드랑이는 땀내를 풍기고 발가락 사이는 고린내를 풍긴다. 똥은 구린내를, 오줌은 지린내를 풍긴다. 사내는 숫내를 피우고 계집은 암내를 피워서…. 사람의 몸뚱아리만 냄새를 피우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냄새는 몸에서 나는 놈보다 마음에서 풍기는 게 더 역해서, 냄새가 맛으로 변해 맵고 짜고 떫고 시어서 마음 속이 마치 쉰 밥통같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장자의 한 구절이다. 우리는 온통 냄새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장자를 읽으면 언제나 시원하고 상큼한 새바람을 쐬는 듯하다. 그래서 장자를 읽으라고 권하지만, 현실의 발냄새는 큰 새(붕)와 큰 물고기(곤)가 어울러지는 장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왜 내 발에서만 유독 고약한 냄새가 나는 걸까. 남들은 모두 편히 앉아 점심식사를 즐길 때 왜 나만 식탁을 고집해야 하나. 발냄새의 원인은 한마디로 땀이다. 과도한 땀이 밀폐된 공간(발의 경우 신발 양말 발가락사이 등)에서 갈 곳을 잃고 고이게 되면 피부의 맨 바깥층인 각질을 퉁퉁 불게 만든다. 과도한 습기는 각종 균의 증식에도 호조건을 제공한다. 균은 말랑말랑한 각질을 분해, 냄새를 풍기는 화학성분을 만들어 낸다. 바로 발냄새이다. 즉 발냄새가 나려면 땀과 박테리아가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이같은 조건에 해당하는 피부질환으로는 다한증, 무좀, 소와 각질융해증이 대표적이다. 다한증은 겨드랑이와 손·발바닥에 흔히 나타난다. 땀샘에는 아포크린선과 에크린선이 있다. 주로 겨드랑이에 분포하는 아포크린선은 직접 박테리아의 작용을 받아 분해되면서 냄새를 유발한다. 반면 손·발바닥의 에크린선에서 나오는 땀은 각질층을 말랑말랑하게 만들며, 여기에 박테리아가 작용해 냄새가 난다.

무좀으로 인한 발냄새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발가락사이에 곰팡이가 있으면 밀폐된 공간에서 피부가 갈라지고 여기에 이차적으로 박테리아가 침입, 고약한 냄새를 일으킨다. 무좀환자에겐 다한증도 흔히 동반된다. 무좀이 없어도 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발가락사이에 각질이 쌓이고 균이 증식해 「발고린내」가 난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소와 각질융해증은 발바닥 각질층에 작은 구멍들이 움푹 파인 형태로 나타나며, 다한증이 있을 때 흔히 발생한다.

발냄새를 없애려면 땀을 줄이고 양말과 신발을 잘 관리해야 한다. 땀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한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외국에는 각종 인종의 땀냄새 때문에 슈퍼마켓마다 제한제가 가득 쌓여 있으나 국내에선 구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바르는 요령이 필요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신발은 안창이 가죽으로 된 게 좋다. 이른바 「숨쉬는」 신발을 신어야 하며,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된 것은 좋지 않다. 때로는 안창이 발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히 갈아줘야 한다. 양말은 면으로 된 게 좋고, 털이나 나일론은 피해야 한다. 발은 항균제가 포함된 비누로 매일 씻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은 완전히 말리되 특히 발가락사이를 주의해야 한다.

무좀은 치료가 쉽지 않다. 무좀약을 끊으면 곧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근본 치료를 위해서는 오랜기간 약을 발라야 하며, 발톱에 침범했을 경우에는 무좀약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 다한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무좀균을 완전히 없애기가 불가능하다. 각질융해증은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면 쉽게 치료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발냄새의 원인은 박테리아다. 땀을 막고 박테리아를 죽이며, 양말과 신발을 올바르게 관리하면 상쾌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성경제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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