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및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 정부와 한국은행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계와 재계를 중심으로 금융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시중은행 등 일선금융계 인사들은 18일 『최근 정부가 발표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과 이에 따른 관련기관들의 반발로 일선 금융까지 흔들리고 있다』며 『정부의 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든 안되든 휴유증이 엄청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금융개혁안이 발표된 16일부터 재경원실 금융정책실과 한은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등 3개 관련 기관들이 사실상 일손을 놓았으며 이로인해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금융계는 상부 감독기관인 재경원과 한은의 태도를 조심스레 지켜보면서도 자칫 제3차 한은법 파동이 가뜩이나 떨어진 금융계의 대외신인도를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보사태로 금융계가 엄청난 손실을 입고 아직까지 대외신인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내전」이 발생, 국내외적으로 한국금융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도 연내강행처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금융개혁방안에 대한 검토의견」이란 논평을 통해 『금융감독기구의 개편이나 중앙은행의 독립문제는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히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또 『금융감독기구 통합이 효율적인지 여부는 은행·증권·보험기관의 특성과 감독기구 통합에 따른 문제 등을 검토한후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감독권한 등 당사자간 이해관계가 큰 문제를 중시함으로써 현안과제인 금융기관의 기업성 회복이나 금융규제 개혁 등 본질적 문제가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관련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더라도 통과가 아주 불투명하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신한국당이 이를 통과시키려면 날치기가 불가피한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날치기와 같은 무리수를 둘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뉴스전문 케이블TV인 YTN이 10개 시중은행 임원과 여수신 실무부장 등 82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2%가 「이번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한 반면 45.1%가 「통과될 것」으로 응답하는 등 국회처리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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