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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여사’ 전화번호 아세요?/염영남 특별취재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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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여사’ 전화번호 아세요?/염영남 특별취재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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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향은 기자를 즐겁게 한다. 잘 읽었다,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는 전화를 받을 때 기자는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안 그럴 때도 있다. 오히려 기자를 씁쓸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독자들의 반응과 관심도 있다.바로 본지 15일자 13∼15면 「네오포커스」란에 보도된 「연애 따로 결혼 따로, 중매가 는다」라는 기사에 대한 반응이다. 기사가 나간 날 신문사 전화벨은 아침부터 요란하게 울렸다. 물론 세태를 잘 고발했다는 격려전화도 있었다. 그러나 전화를 건 상당수 독자들의 관심은 「궁정동 U여사」의 전화번호였다. 기사 중 「어느 마담 뚜의 고백」에 등장한 상류층 전문 중매쟁이다. 『마담 뚜의 중매는 범법행위입니다. 가르쳐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그건 알지만 과년한 딸이 있어서…』, 『아들이 만나는 여자 집안이 맘에 안들어서…』라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통사정을 하는 바람에 애를 먹어야 했다.

대부분 교양있어 보이는 중년 부인들의 목소리였다. 『우리도 얘기만 하면 알만한 집안이에요』, 『결혼이란 중대사에 아무나 끌어 들일 수 없어서 상류층 전문 마담 뚜를 찾고 있었어요』, 『그동안 여러명의 마담 뚜들을 동원했지만 좋은 혼처가 안 나타나서요』라는 등의 「위세형」, 「읍소형」에 『애인은 있지만 결혼상대로는 적당치 않아서요』라는 「자급형」의 한 여대생 전화도 있었다.

이들은 마담 뚜들이 2,000만∼3,000만원의 성혼료를 받으며 결혼을 「거래」하고,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기사 내용은 개의치 않는 듯했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라든가, 사랑과 인격의 만남이라는 고전적 설명은 이들 앞에 촌스러운 격언일 뿐이었다.

한가지 소득을 얻었다면 그것은 결혼을 「재력과 신분 상승의 기회」로 여기는 세태로 중매가 다시 늘고 있다는 기사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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