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 하향세에 따르던 의원 발길도 ‘뜸’/정치권에 의미있는 메시지 던질지 관심환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신한국당 이홍구 고문의 얼굴에 최근 수심이 가득하다. 짙은 고뇌의 그림자가 불현듯 드러나 보인다.
정가 일각에서는 『이고문의 고뇌는 경선경쟁에서 다른 주자에 비해 좀체로 세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경솔한」 분석을 내린다. 최근의 정황을 보면 이런 분석들이 반드시 틀린 것만은 아니다. 3개월전 대표직에 있을 때만해도 손만 뻗으면 후보자리를 잡을 수 있는듯 이고문은 가장 강력한 주자중 한사람이었다. 대중적 지지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노동법파동과 한보사태를 겪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그의 대중적 지지도는 고비를 넘지못하고 하향세로 돌아섰다. 주변에서 그를 따르던 의원·위원장들의 발걸음도 뜸해졌다. 그의 흉중에 인간적인 서운함, 상실의 고통이 담겨있을게 분명하다.
그러나 측근인 이종률 전 의원이나 전성철 특보는 『인간 이홍구를 너무 몰라서 나오는 말들』이라고 반박한다. 이들은 『이고문의 가슴 깊은 곳에는 작게는 당내 경선의 혼탁상, 크게는 한국정치의 현실에 대한 걱정이 가득차있다』고 말한다. 정책대결로 승부하자는 그의 호소가 전혀 반향을 얻지못하고, 고심의 소산으로 그가 맨처음 주창한 권력분산론이 합종연횡의 수단으로 평가절하되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고문은 안타까운 오늘의 정치현실을 그대로 수용할듯 하다. 그러나 단순히 출마의사를 거두는 수준에 그치지않고 뭔가 당과 정치권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려할 것 같다. 그의 거취표명에 담길 메시지에 어떤 둔중함이 스며 있을지 주목된다.<이영성 기자>이영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