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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훈 할머니 빨리 찾아야죠”/「나눔의 집」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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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훈 할머니 빨리 찾아야죠”/「나눔의 집」 할머니들

입력
1997.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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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갔던 위안부들 절반정도 고국 못와/병원서 찍은 사진들 일선 간호사라 주장경기 광주군 퇴촌면 「나눔의 집」(원장 혜진 스님)에 머물고 있는 군대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은 「훈」할머니의 한많은 삶이 알려진 뒤 착잡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않은 과거가 또 한번 떠올라 현기증과 전율을 느끼지만 이국땅에서 쓸쓸히 스러져가고 있을 제2의 「훈」할머니를 생각하면 고국에서의 편안함이 오히려 죄책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은 그래서 군대위안부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제2의 「훈」할머니를 찾아내 안식의 땅, 조국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4세때 일본군에 끌려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지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던 김복동(72) 할머니는 『「훈」할머니와 같이 치욕의 상처를 숨긴 채 이국땅에서 쓸쓸히 숨져가고 있는 피해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할머니는 『일본제국주의 패망 당시 싱가포르의 일본군 16육군병원에 수용돼 있던 3백여명의 군대위안부 중 미군수용소를 거쳐 국내에 입국했던 사람은 절반도 채 안된다』고 회고했다.

종전 당시 싱가포르에 진주한 일본군은 군대위안부들에게 미군수용소로 들어갈 경우 모두 총살당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때문에 동남아 전선에 투입된 상당수 군대위안부들이 종전후 현지에 남거나 남겨졌으며, 절반정도만 미군 포로수용소를 거쳐 일본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김할머니는 『일본군은 군대위안부를 간호사로 위장, 미군에 군대위안부 존재사실을 은폐하려 했으며 당시 일본군 병원에서 찍은 사진이 일본의 모박물관에 일본군 간호사로 전시돼 있다』며 『군대위안부 문제는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채 일본 곳곳에서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할머니는 한국일보에 실린 「훈」할머니의 사진을 보곤 군대위안부 생활중 어디선가 본 얼굴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군대위안부 생활을 한 뒤 80년 귀국한 배춘희(74) 할머니는 『「훈」할머니에게 조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귀국을 추진하고, 친지를 찾는데 적극 나서야한다』고 말했다.<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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